가요 `눈물젖은 두만강’에 깃든 사연

“두만강 푸른 물에 노젓는 뱃사공 흘러간 그 옛날에 내님을 싣고∼” 고(故) 김정구씨의 구수한 목소리로 만인의 가슴에 남아 있는 이 노래는 나라 잃은 우리 민족의 설움과 한이 배어 있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국민가요로 일컬어지는 이 노래는 어떻게 만들어 졌고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북한의 월간 대중잡지 ‘천리마’ 최근호(2005.5)는 이 노래의 창작 동기와 과정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북한은 이 노래를 ‘계몽기 가요’(일제 강점기에 나온 노래) 중 대표곡으로 꼽고 있다.

잡지에 따르면 이 노래는 1930년대 중엽 중국 동북지방을 순회공연 중이던 극단 ‘예원좌’의 작곡가 이시우씨가 지린(吉林)성 도문(圖們)시의 한 여관에 머물 때 만든 작품이다.

1935년 어느날 여관 뒷마당에 서 있는 단풍나무 두 그루를 보며 고향 생각에 잠겨 있는데 여관집 주인이 그 나무는 자신이 두만강을 건너올 때 고향에서 떠가지고 와 1919년에 심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이씨가 ‘추억’이라는 주제로 곡을 구상하며 잠을 못 이루던 그날 밤 옆 방에서 비통하고 처절한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다음날 사연을 알아보니 그 여인의 남편과 여관집 주인은 친구 사이인데 독립군 활동을 하던 남편이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총살되었으며 그날이 바로 죽은 남편의 생일날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은 후 두만강 가에 나간 이씨의 눈에는 두만강의 물결이 나라 잃고 헤매는 우리 민족의 피눈물처럼 보였고 그 곳에서 만난 문학 청년 한명천에게 사연을 이야기 해주자 그가 즉흥적으로 가사를 썼고 이씨가 곡을 붙였다고 잡지는 밝혔다.

이렇게 창작된 노래는 극단 예원좌의 장월성이라는 소녀배우를 시켜 공연 막간에 부르도록 했고 관중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 후 순회공연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이씨는 김용호 시인에게 부탁해 노래가사를 다듬고 선율을 완성해 고(故) 김정구씨의 노래로 OK레코드사를 통해 취입하게 됐다. 레코드에는 작사자가 김용호로 올라 있다.

따라서 잡지는 이 노래가 한명천 원작, 김용호 개작, 이시우 작곡이 정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명천은 1940년대 후반 북한정권 초기에 활동한 시인으로 그의 대표작 ‘북간도’는 북한에서 아직도 조기천의 ‘백두산’과 함께 문학사에서 ‘2대 서사시’로 평가받고 있다.

1913년 경남 거제 출생인 작곡가 이씨는 해방 후 귀국해 서울에 살면서 작곡활동을 계속해 오다 1989년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잡지는 이 노래에 대해 “광복 전 우리 인민들의 피눈물 나는 역사를 반영한 노래”라며 “나라 잃은 우리 민족의 울분과 침략자들에 대한 항거의 감정,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불리고 있다”고 소개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