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타블로 ‘학력조작’ 의혹 유포 중단해야

가수 타블로의 학력 위조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천안함 의혹 논란보다 더 뜨거워 보인다. 필자는 가수 타블로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했다고 알고 있다. 학•석사 성적표 등의 증거가 명백한 데다 스탠퍼드 졸업생으로부터 타블로가 같은 학교를 먼저 졸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타블로는 그동안 스탠퍼드대 재학 시절 성적표를 공개했다. 조작이라는 논란이 일자 성적표 이름과 동일한 영문 이름이 적힌 캐나다 시민권을 공개했다. 그러나 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은 수긍은커녕 번번이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며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 흡사 천안함 공방과 유사하다. 


상식적으로 보면 타블로의 학력 논란은 스탠퍼드대 성적표와 부학장의 공식 확인으로 종지부를 찍었어야 했다. 타블로는 6월 10일 한 언론을 통해 1998년 9월 스탠퍼드대학교에 입학해 2001년 4월 학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2년 4월 석사 학위를 받기까지 취득한 학점과 성적이 모두 기록돼있는 성적표를 공개했다.


또 중앙데일리는 스탠퍼드 대학 학적과로부터 타블로의 학위에 대한 공식 확인서를 입수했다. 토마스 블랙 부학장(vice provost of Student Affairs and University Registrar) 명의로 발신된 확인서엔 “다니엘 선웅 리(Daniel Seon Woong Lee•타블로의 영문이름)가 98년 가을에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해 영문학 학사과정을 졸업하고 2002년에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의혹 네티즌들은 여전히 “조작이거나 동명이인을 잘못 확인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결국 타블로 측은 더 이상의 학력 논란을 제기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최종 경고했다.


네티즌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앙데일리는 타블로를 위해 증거를 조작한 것이 된다. 그러나 국내 유력일간지의 영자지가 한 연예인의 거짓말을 지키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는 스탠퍼드 대학이 트위터를 통해 ‘블랙 부학장의 공증서를 스탠포드의 공식입장으로 확인한다’고 발표한 데서도 알 수 있다.


동명이인이라는 주장도 터무니 없다. 타블로가 재학한 스탠퍼드 대학 영문학과 토비아스 울프교수는 이미 “지금은 뮤지션 타블로로 알려져 있는 다니엘 선웅 리가 3년 반 만에 학사와 석사를 받은 걸 인증한다. 매우 독특하고 대단한 일이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같은 날 중앙데일리에 공개했다. 그가 뮤지션으로까지 활동하는 것을 알고 있는 교수가 타블로의 존재를 다른 사람과 혼동할 리는 만무하다.


만약에 그랬다면 타블로와 일란성 쌍둥이가 학교를 다녔다는 것인데 이것도 이름이 같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다. 아니면 타블로의 일란성 쌍둥이가 타블로의 이름으로 학교를 다녔고 타블로가 그의 캐리어를 훔쳤다는 것인데 괴담이 따로 없다. 타블로가 학력 논란에 대한 자신의 억울함을 미국의 지인들한테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하는데 실제 누가 나선다고 해도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루머는 계속될 것이다.


타블로의 학력 논란의 핵심은 바로 학적 증명이다. 타블로는 이를 학•석사 전과정의 성적표와 학교의 공증, 관련 교수 인터뷰를 통해 확인했다. 이러한 명백한 증거를 수용하지 않고 타블로의 과거 인터뷰를 근거로 몇 살 때 이민을 갔으니 언제 시민증을 받아야 하고, 국적법을 근거로 언제 대한민국의 국적을 포기해야 하는 데 ‘이상하다’는 등의 의혹은 매우 부차적인 것이다. 실제 시민권은 거주기간, 범죄 유무, 거주지역에 따라서는 면접과 시험 통과 여부에 따라 발행연도는 가족 내에서도 달라질 수 있다.


학력 위조를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타블로의 학•석사성적표와 학교의 공증, 그를 지도한 교수의 인터뷰를 반박할 수 있는 명백한 물증을 제시한 후에 의혹을 제기해야 한다. 이것이 생략되면 의혹은 괴담 수준에 머문다. 스탠퍼드 대학의 설명도 듣지 않고 성적표에 나와있는 스탠퍼드의 상징 앰블럼이 표준과 다르다는 식의 주장으로는 합리적인 의혹제기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사태는 더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타블로 성적표에 나타난 스탠퍼드 엠블럼이 표준과 다르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는 등 논란이 더 커지고 그의 학력위조설을 주장하는 네이버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에는 5일 오후까지 6000명이 넘는 누리꾼이 동시에 접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 카페에 가입한 사람은 이날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의혹이 집단화 되고 허구적이지만 논리적 체계를 형성하게 되면 신념화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이 신념은 일종의 바이러스처럼 그럴듯한 증거를 계속 생성해내 새로운 동조자들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의혹 생산은 생산자의 상상력을 동원하면 무한대로 가능하다. 결국엔 진실 문제는 온데 간데 없고 자신들끼리는 동지의식을, 의혹 대상에 대해서는 적대의식을 공유하게 된다.


천안함 공방도 의혹 세력들은 미국, 영국, 스웨덴 국제적인 조사단을 공동 조작집단으로 상정하고, 어뢰공격을 말해주는 침몰선박의 상태를 애써 무시하고, 쌍끌이 어선이 건져낸 북한 어뢰도 군이 어부들을 매수하거나 조작했다고 보고,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동일 성분의 흡착물에 대해서도 데이터 조작 주장을 하고 있다. 부분적인 의문에 불과한 것들을 모아 핵심증거 전반을 부정하는 논리적 오류를 범하면서도 집단화와 형식 논리화를 거쳐 천안함 의혹세력이 공고화 된 것이다. 


타블로는 6월 11일 오전 트위터에 “저는 거짓말하지 않았지만, 저와 제 가족의 삶은 망가졌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없기를 기도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법적 공방은 타블로가 스스로의 삶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와 같다. 법적으로 문제가 생겨도 ‘수 만 명이 동조하고 있고 실제 형벌이 심하지 않다’는 식의 만용으로 한 사람과 가족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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