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해나 오는 해나 별 다를게 있나”

▲ 회령시 유선동에서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주민들 모습. ⓒ데일리NK

2008년을 이틀 앞둔 12월 30일. 중국 지린(吉林)성 룽징(龍井)시에서 만난 북한 주민 장일우(가명. 평성 거주) 씨는 “가는 해나 오는 해나 별다를 것 없지 않겠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대신 내년에는 식량 사정이 더 어렵다는 등 살기 어려운 이야기만 털어놓았다.

그는 친척 방문을 위해 12월 초 중국에 들어왔다.

장 씨는 “올해 식량 사정도 문제지만 많은 인민들이 내년 1,2월을 더 걱정한다”며 “쌀 값이 계속 올라 내년 1, 2월에는 2천원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쌀 가격은 현재 1200~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평안북도의 경우 그동안 개인이나 기업소 명의로 운영되던 장거리 버스 운행(써비차)이 금지된 상태”라며 “이로 인해 버스 차량이 대폭 줄어들어 사람들이 버스를 찾아다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개인들의 경우 밤에 몰래 운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적은 숫자”라며 “버스 요금도 대폭 상승해 평성-신의주 구간이 12월에는 2만원(9월에는 1만 5천원)까지 올랐다”고 덧붙였다.

버스 요금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이유는 전체적으로 운행되는 버스 차량이 줄어들고, 휘발유 값 인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개인 버스 운행 금지 이후 116기동대 버스(당국 허가차량)만 운행되고 있는데 버스 운전사들이 승객들을 무리하게 탑승시켜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때문에 교통 불편이 가중되자 주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도로에서 몸을 파는 여성들이 생길 정도로 성매매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 씨는 “지난 10월 경 원산에서 브로커 남자와 성매매를 한 여성 1명이 크게 문제가 돼 처형 당한 사건이 있었다”며 “보통 먼저 사진을 보여주고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고르게 하는데, 그 와중에 남자들이 다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들이 소문이 나서 적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전이나 장마당 입구, 한증막이나 사우나에 여성을 소개시켜 주는 사람이 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남포-평양 간 도로에서 몸을 파는 여성도 있다”고 밝혔다.

“평양-남포 도로에서 차량이 지나가며 전등불을 껐다 켰다 하면 이것을 일종의 신호로 보고 흥정에 들어간다”며 “하룻밤 자는 비용이 대략 1만원 정도인데, 이런 일을 하는 여성은 처녀와 유부녀, 여대생까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장 씨와의 일문일답 요약]

– 최근 식량 사정은 어떻습니까?

올해 식량 사정도 문제지만 많은 인민들이 내년 1,2월을 더 걱정합니다. 쌀값이 계속 올라 내년 1,2월에는 2,000원까지 올라갈 거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제가 사는 마을은 탄광촌이라 배급이 비교적 잘되는 편이었는데 올 10월부터 배급이 형편없습니다.

입쌀 대신 배급량을 맞추기 위해 안락미, 강냉이, 감자 등을 섞어서 줍니다. 주민들의 불만이 아주 높습니다. 또 예전에는 광에 직접 들어가 일을 하는 사람의 경우 가족들까지 공급이 되었으나 10월부터는 본인만 배급이 이루어집니다.

– 통신 상황은 어떻습니까?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빛 전화(자동 전화)를 설치하는 개인집들이 꽤 있었는데 보안성과 보위부가 회의를 하고 보위부쪽에서 김정일에게 제소, 승인을 받은 다음 개인 집 빛 전화선을 모두 잘랐던 일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때가 조선에서 간첩이 잡혔던 때일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빛 전화를 설치하게 합니다.

– 빛 전화를 설치하면 무엇이 좋지요?

교환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시내는 물론 다른 도도 가능합니다.

– 기타 사건 사고는 없었습니까?

원산에서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공개 처형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10월달 정도 일겁니다. 원산의 한 사우나에서 몰래 여자들이 몸을 팔았는데 보통은 여자들을 찾은 남성들에게 여자 사진들을 보여준 뒤 그중에 맘에 드는 여성을 고르게 되면 하루 밤을 같이 잘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종종 한 여자를 두고 여러 명의 남자들이 서로 다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경매가 이루어집니다.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르는 남성이 그 여자와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일들이 한두 번 있으면서 소문이 나게 되고 이것이 원인이 되어 몸을 팔았던 그 여성과 여성들을 남성에게 소개시켜 준 남성 한명이 공개 처형된 것입니다.

– 기타 다른 지역에서도 몸을 파는 여성들이 많이 있습니까?

평성의 경우는 한증막에서 여자를 소개시켜 줍니다. 또 역전이나 장마당 입구 같은 곳에 여자들이 종종 흥정을 해 옵니다. 남포의 경우도 평성과 마찬가지로 한증막이나 사우나에서 여성을 소개시켜 주는 일도 있고 남포-평양 간 도로에서 몸을 파는 여성도 있습니다.

– 도로에서 어떻게 몸을 팔지요. 그리고 대략 얼마정도에 흥정이 이루어지고, 몸을 파는 여성들은 어떤 여성들입니까?

평양-남포 도로에서 차량이 지나가면 전등불을 켰다 껐다 한다고 합니다. 이것을 일종의 신호라고 합니다. 맘이 있으면 흥정해 보자는 이야기죠. 하룻밤 자는 돈은 대략 10000원 정도랍니다. 이런 일을 하는 여성은 처녀, 유부녀, 여대학생까지 다양합니다. 이유야 다 다르겠지만 한마디로 돈이 필요한 여성들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