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조선 노동당 중앙당은 장마당(시장)에서의 시장통제 금지 철회와 함께, 아사자가 발생할 경우 아사자가 소속돼 있는 해당 기관 관계자들도 처벌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8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평안남도에서 한 가족이 동반 자살한 사건 때문에 지난 22일 ‘시장에서 식량통제를 하지 말데 대한 지시’가 떨어졌다”면서 “아사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관(직장) 책임자들과 (인민반)담당 보안원, 보위지도원을 비롯해 동사무소 간부들도 처벌한다는 중앙당의 지시가 내려왔다”고 밝혔다.
평남에서 발생한 ‘가족 동반 자살사건’은 지난 16일경 평남 신양군에서 식량 때문에 아내와 다투던 남편이 아내와 두 자식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이다.
사망한 아내는 평소에 남편이 장사능력이 없어 직접 두 살짜리 딸과 세 살짜리 아들을 돌보며 힘들게 국수장사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국이 식량통제를 구실로 장마당에서 국수장사를 못하게 하자 아내는 남편에게 ‘다른 집 남자들은 장사도 잘 한다’며 비교를 하자 화가 난 남편이 집안에 있던 빨래방망이로 아내의 머리를 내려쳐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내가 쓰러지고 아이들이 울자 당황한 남편은 어린 아들과 딸을 차례로 목 졸라 죽였다는 것.
가족 모두를 살해한 남편은 밖에 나가 외상으로 술 두 병을 사다 마시고, 부엌과 방안을 통하는 들보에 밧줄을 걸고 목을 매고 자살했다. 이들이 싸우는 소리는 옆집 주민들도 들었으나 두 사람이 평소에도 자주 싸워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의 발단이 식량문제로 일어났고 가족 동반자살로 이어졌다는 충격 때문에 소문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신양군에 나와 있던 ‘비사 그루빠(비사회주의 검열단)’에 보고되고 중앙에까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기관 기업소를 관리하는 초급당 비서와 지배인 등 해당 기관 책임자들은 중앙당의 지시가 내려오면서 식량이 부족한 가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협동농장의 경우 일부 식량사정이 심각한 세대들을 돕기 위해 농장 관리위원장, 초급당비서, 작업반장들과 세포비서를 비롯한 적위대 대장과 심지어 리 보안원까지 동원돼 아사자 발생을 막기 위한 식량모금 선전을 벌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도시지역들의 경우 인민반마다 굶는 세대를 선정해 국가에서 지급되는 저축미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식량위기와 관련, 혁명적 군인정신, 사회주의적 집단주의에 기초한 동지애를 발휘해 난관을 뚫고 나갈 것을 호소하는 선전 자료들이 연일 내려오고 있고, 중국화교들을 비롯한 돈 있는 사람들의 애국미 지원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