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창건일 맞아 北반입물자에 수해구호품 비율 대폭 축소돼”

북한 무역회사들이 핵물자 밀매를 하는 곳으로 지목된 ‘훙샹(鴻祥) 그룹’과 연루됐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간부들에게 선물로 줄 당 창건일(10·10) 물자를 마련해야 하는 이중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대북 제재물자 밀반입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북한 무역회사 대표들이 이중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사건조사로 무역활동이 절반 정도 위축됐지만 간부들에게 공급될 명절(당 창건일) 물자구입은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무역회사 대표들은 중국 조사기관에 매일 출근하면서도 대리회사에 전화해서 맥주 등 각종 술과 식품과 과일을 구입하고 있다”면서 “조사를 받은 후에는 구입한 물품을 트럭을 통해 북한에 보내는 일까지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당 창건 기념일은 김일성, 김정일 생일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국가 기념일이다. 김정은은 최고지도자의 전위부대 역할을 담당하는 당 고위 간부들에게 ‘특별선물’을 내리면서 충성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선물이 외화벌이 기관들을 중심으로 ‘충성경쟁’을 통해 마련되고 있다는 데 있다. ‘기본 계획’ 뿐만 아니라 충성자금 및 물자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하는 것은 김정은의 걱정거리를 제때 해결하지 못한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목숨을 거는 경우가 많다.  
 
특히 김정은 시대에는 조그만 잘못이라도 크게 부풀려지면서 숙청·처벌을 가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해외 주재 무역회사들의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회사 및 개인의 안위보다는 충성경쟁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중국에 상주한 무역회사들은 명절이면 일정한 상납금과 식품을 북한 당국에 공짜로 보내는 것을 당연한 관례로 생각하고 있다”며 “간부들에게 공급될 명절선물 물자를 제대로 내보내야 귀국 후 처벌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중국이 국경절(10·1)맞아 원래는 세관이 9일간 휴식을 해야 했지만 북한 측의 요구로 휴일 없이 정상 교역을 진행하고 있다. 수해 복구 물자가 필요하다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정작 무역 물품에서 선물 물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당 창건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단둥(丹東)에 주재한 무역회사들은 사건조사에 신경 쓰는 것보다 명절 상납 마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얼마 전까지는 구호물자 확보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지금은 당 자금 마련과 선물 구입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중국 대리회사들이 북한 무역회사들과 거래하기를 조심하고 있는 눈치여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면서 “훙샹 그룹과 관련되어 있던 북한 회사들은 날이 갈수록 정상적 무역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