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대회 기간 병원 화재…김정은 지적 ‘세외부담’ 문제 재차 등장

당직자 부주의로 7일 송봉 제2인민병원 의료기구 불에 타...北당국 “인민들이 돈 내라”

지난해 6월 발생한 혜산시 아파트 화재 사고 모습(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특기할 정치적 사변’이라고 선전하는 8차 당 대회 기간에 양강도 혜산시의 한 병원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건의 사건 사고도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시가 하달된 상태라 관련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지난 7일 혜산시 송봉동에 위치한 제2인민병원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의료기구가 거의 불에 타 버렸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양강도 등 북중 국경 지역에 특별경비 주간(당초 15일까지, 후에 이달 말로 변경)을 선포한 바 있다. 일종의 경계태세 강화에 공장기업소 노동자와 주민들까지 경비에 동원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 사고가 발생하자, 일대는 발칵 뒤집혔고 도 보안국에서 직접 인력을 총동원, 수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화재 원인은 바로 밝혀졌다. 당 대회 기간 전기가 공급됐는데, 병원 당직 근무자의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사 당국은 “내부에 숨은 불순분자들이 고의적으로 화재를 일으켜 당 대회를 파탄시키려고 한 것”으로 사건을 몰아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단순 사고를 정치적 이슈로 부각시키면서 내부 결속을 노리는 전형적인 형태다.

복구 과정에서도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에게 금품이나 인력 지원을 하라는 지시가 하달된 것이다. 특별경비 기간에 발생한 사고라 사건을 빨리 수습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병원 복구에도 세외부담을 하라는 지시에 다들 어이없어 한다”면서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사태로 하루 견디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돈을 내라니 주민들 모두 불만을 터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차 당 대회 때 ‘세외부담 행위 척결’을 내걸면서 이 같은 반발은 더 커지는 양상이다.

소식통은 “우(위)에서는 아무리 떠들어도 결국 모든 문제는 고스란히 인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면서 “이 어려운 코로나 고비에 시달리고 있는 백성들은 세외부담에 더 쪼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12일 당 대회 ‘결론’에서 “강력한 교양과 규율을 앞세워 온갖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현상과 세도, 관료주의, 부정부패, 세외부담 행위, 온갖 범죄 행위들을 견결히 억제하고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