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이탈리아 北대사대리 잠적 확인…김정은 체제에 미칠 영향은?

전문가 "김정은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 구축에 타격, 예민하게 반응할 듯"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015년 7월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43차 대사회의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국가정보원이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의 잠적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이번 사건이 김정은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현재까지 북한은 고위급 외교관의 이탈과 관련해 눈에 띄는 반응이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로 문을 열고 나오며 본격적으로 대외 신인도 쌓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사건인 만큼, 향후 북한 내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건은 김 위원장의 대외적 위신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문제인 데다 북한 내부적으로 고위층 또는 해외 파견 인력들의 사상성과 충성도 검증 작업이 지속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4일 데일리NK에 “이 사건이 북한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가늠하는 데는 통치자의 반응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김정은 위원장 본인의 대외적 위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과신하는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조금 더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위급의 이탈이 국제사회에 알려진 것 자체가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는 김 위원장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에서 부정부패 척결과 충성도 검증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유사 사례가 발생했을 때보다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당국의 보안이나 통제, 감시조치가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안은 북한 권력층이나 해외에 파견된 공관원들의 심리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핵심 권력층이나 공관원들은 당국의 내부단속 강화 움직임에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고위급 이탈에 따른 내부 주민들의 동요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외부정보 접근이 쉬운 권력층이나 해외 공관원과 달리 주민들은 철저하게 외부정보에서 격리되는 만큼, 이번 사건이 민심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다.

한편, 국정원은 3일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을 만나 “조 대사대리 부부가 지난해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공관을 이탈해 잠적했다”고 설명했다.

그보다 앞서 한 매체는 조성길이 서방국가로의 망명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으나, 정보 당국은 이날 국회에서 “이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조 대사대리가 잠적한 이후 지난 두 달 동안 연락을 취했거나 받은 적은 없다”고도 했다.

1975년생(올해 44세)인 조성길은 지난 2015년 5월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에 3등 서기관으로 부임해 이후 1등 서기관으로 승진했으며, 2017년 10월 문정남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가 추방된 뒤부터 대사대리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그의 출신성분과 관련해 “(부모가) 고위층이 아니다”고 국회에 보고했지만,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후 한 방송에 출연해 “조 대사대리와 외무성 유럽국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다”며 “그의 아버지와 장인이 모두 대사를 지낸 외교관 집안 출신이며, 장인은 외무성 의전국장을 지낸 리도섭 태국 주재 북한대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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