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北 中대사 임지초월 ‘광폭행보’ 눈길

단둥(丹東)-평양-베이징(北京)-창춘(長春).

류샤오밍(劉曉明)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지난 20일 남짓한 기간에 거쳐간 곳이다.

류 대사는 지난 7월10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우호친선조약 46돌 기념연회에 참석한 뒤 하계 휴가 및 본국 업무보고 등을 겸해 임지를 떠난 뒤 8월24일 단둥 방문을 끝으로 평양으로 귀환했다.

그는 3일 구진성(谷金生) 대사관 경제참사의 이임연회에 참석, 평양에서 활동을 재개하는 듯 싶더니만 10일 저녁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미국 터프츠대 플레처스쿨 주최 초청 강연에 나타났고 11일에는 지린(吉林)성 창춘으로 이동해 왕민(王珉) 서기 등 지린성 지도부와 면담했다.

이같은 류 대사의 행보를 두고 중국의 외교 소식통들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6자회담 진전에 따라 북핵문제가 해결 단계로 접어들고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중국 정부 내에서 그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와 관련, “최근 류 대사의 동선을 지켜보면 활동범위가 평양에만 국한되지 않고 중국 중앙정부와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동북지역까지 포괄해 광역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의 ‘광폭 행보’는 특강이라는 형식을 빌려 중국 정부의 대북, 대한반도, 동북아정책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류 대사는 중국에 머물고 있던 8월 중국국제문제연구소와 중국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강연을 했으며, 같은달 23∼24일 단둥을 방문했을 때도 단둥시 관계자를 상대로 특강을 했다.

10일 개최된 플레처스쿨 초청강연에서는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중미 양국의 책임에 대해 강조했고 창춘을 방문했을 때도 지린성 관계자를 상대로 특강을 했다.

류 대사의 행보에는 산업현장 시찰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단둥 방문시 자동차 제조업체인 수광(曙光)집단을 찾았고 창춘에 들렀을 때는 제일자동차그룹 공장을 시찰했다. 이들 두 기업은 모두 북한으로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류 대사는 두 지역을 방문했을 때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북한과 경제협력에 있어 ‘독특한 우세’를 지니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류 대사의 창춘 방문은 2∼6일 개최된 제3회 동북아투자무역박람회가 끝난 직후였다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중국은 이번 박람회에서 북한 정부대표단에게 두만강개발프로젝트를 포함한 동북진흥계획에 참여를 강력히 희망한 바 있다. 지린성이 두만강개발프로젝트에 큰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왕 서기는 류 대사에게 북한측을 설득해 협조를 이끌어 내달라고 주문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그의 창춘 방문을 공개한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웹사이트도 “두 사람은 지린성과 조선의 우호합작 관계을 강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혀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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