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美에 “제재에 상응하는 외교노력” 제안

미국을 방문한 천영우(千英宇)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 국무부와 백악관 관계자들과 연쇄회동에서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대북 제재에 상응하는 외교적 노력”도 기울일 것을 요청하고 한국 정부의 구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미 정부의 검토 결과가 주목된다.

북핵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 본부장은 30일(현지시각) 니컬러스 번스 국무차관과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와 각각 회동한 데 이어 31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데니스 윌더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 대행 등 NSC 고위실무자들과 6자회담 재개 방안을 협의했다.

천 본부장은 31일 오후 귀국에 앞서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와 만나 이번 방미 목적에 대한 질문에 “제재 일변도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제재에 상응하는 외교적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게 한국 정부의 기존 입장”이라며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노력의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천 본부장은 “미국이 추진하는 대북 제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것이므로 반대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제재하는 만큼의 외교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북한이 파멸하는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북한은 우리와 다른 셈법이나 착각 때문에 미국을 움직이려면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이런 문제를 감안해도 6자회담을 빨리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 정부에 제안한 ‘외교적 노력’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힐 미 차관보가 내달 3-12일 일본, 중국, 한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데 이어 14일 워싱턴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미국측의 검토 결과가 이들 계기에 반영될지 주목된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힐 차관보의 동북아 순방 계획에 대해 “‘6자회담 차관보’로서가 아니라 동아태 담당 차관보로 방문하지만, 6자회담과 양자 및 지역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SC 중국.대만.몽골 담당 국장으로 NSC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 역할을 대행해온 윌더 국장이 조만간 선임 보좌관에 공식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윌더 국장은 중앙정보국(CIA)의 중국 전문가 출신으로, 지난 2월엔 부시 대통령의 특사로 대만을 방문하는 등 마이클 그린 전 선임 보좌관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대행해왔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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