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21세기 전략동맹’ 더 발전해야”

20일(한국시간 21일 새벽) 버락 오바마 당선인이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함에 따라 한미관계를 ‘가치동맹’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과 (사)한미관계비전21포럼이 20일 공동주최한 ‘21세기 한미관계의 재정립’세미나에 참석한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 실장은 “오바마 당선인의 한반도 정책은 한미동맹의 강화라는 기본 원칙 아래에서 추진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에서 천명한 21세기 전략동맹의 기본적인 골격을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실장은 “우리 입장에서도 부시 행정부와 합의한 ‘전략동맹’의 비전을 오바마 행정부와도 지속적으로 논의·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인권과 민주주의 등 미국적 가치를 중시하는 민주당 정권의 출범은 한미 ‘가치동맹’을 지향하는 이명박 정부와의 공감대를 넓히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가치동맹’ 韓美관계의 새로운 비전=전상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가치동맹’은 21세기 한미관계의 새로운 비전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특정한 현안이나 정권의 차이를 넘어 한미관계에 구조적 안정성과 지속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가치동맹은 냉전의 종식과 한국의 국력신장을 전제로 양국 관계를 비교적 상호 대등한 위치에 상정할 수 있을 것이며, 21세기 문화의 시대에 있어서 나날이 늘어나는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에도 적절히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각범 한미관계비전 21포럼 회장도 “‘가치동맹’은 21세기 한미동맹의 새로운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며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이를 전 세계에 확산시키는 공동의 전략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훈(前호주대사) 한림대학교 객원교수도 “한미동맹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한반도 제2의 도약의 비전을 확고히 하고,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과 체제를 서둘려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이미 지난 50년 이상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고한 억지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한국의 경이적인 국가건설과 경제발전 그리고 민주화에 기여를 했다”며 “이러한 성공적인 ‘제1의 과업’에 이어 이제는 ‘제2의 과업’을 향해 충실하게 내실을 다지고 밀려오는 도전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동맹이 한반도 지역 아니라 동아시아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핵 문제 해결과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한미동맹의 실질적 복원은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과 한국의 대북정책간의 긴밀한 공조확립으로부터 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당선인의 대북정책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북한 핵무기 폐기라는 원칙에 대해서는 한치의 이견도 없다”며 “다만 대북강경책과 유화정책의 적절한 조합에 관해서는 한미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숙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北급변사태 대비위해 韓美 긴밀히 협조=조 교수는 “한미동맹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나갈 경우 아태지역에서 안정적인 안보체계의 구축을 위한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곧 한반도의 안정을 의미함은 물론 미·중, 중·일, 미·러간의 전략적 경쟁 상황을 안정기로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장래를 위해 주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 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포괄적인 접근을 강화해 체제 및 경제 개혁과 북한 지역에 대한 평화 구축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종합적으로 기획·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한미간 북한 문제 대응을 위한 포괄적 전략과 제도적 장치를 재정비해야 한다”며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개념계획 5029’의 작전계획화는 북한을 자극할 소지가 실존하는 것도 사실이므로, 북한의 입장도 감안하면서 필요한 조치의 성격별로 신중한 대비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실장은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한미 양국의 공동의 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이 국가안보기구의 기본책무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작계 5029를 포함한 우발사태 계획을 조속히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FTA(자유무역협정),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 한미간 당면한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것도 한미동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그러나 아직 실현되지도 않은 위험 때문에 동맹 관계를 해치면서까지 전략적 유연성을 반대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외에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 ▲미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 ▲확산방지구상(PSI)과 미사일방어(MD) 참여 여부 ▲아프가니스탄 파병 요구 등을 가치동맹 구현을 위한 양국간 군사측면의 과제라고 언급했다.

조 교수는 “전작권 이양의 시점은 일단 합의된 것이므로 그 시점까지 한국군의 실질적 능력이 확보되어 동맹의 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한미 양국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지휘체계 재수립 문제도 유사시 현실에 적합하면서도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한 체계를 수립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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