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후로 예정된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한·미의 외교적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대응조치를 하는데 있어서 미·중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이해와 설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전방위적인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우선 천안함 사건을 국가적 안보위기로 보고 있는 정부는 한미 군사동맹 강화를 통한 천안함 사건 대응 안(案)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이 대중(對中) 외교전을 벌이는 데 있어서도 없어서는 안 될 ‘우군’이 바로 미국이라는 점에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천안함 외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 양국이 입장을 정리하고 대응 조치를 위한 외교적 행보를 시작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13일 한미 외교, 국방 ‘2+2 장관회의’ 준비차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천안함 사건 관련 협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향후 한미의 대응조치 등 보다 진전된 대화가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의에는 이 차관보와 장광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월레스 그렉슨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가 참석한다.
지난 12일에는 성김 대북 특사가 서울을 방문해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천안함 사건 관련 양국의 공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先 천안함 원인규명 後 6자회담 재개’라는 대응 기조를 양국이 재차 합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성김 특사는 캠벨 동아태 차관보와 중국을 방문하고 미중관계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특히 성김 특사의 방한 중에는 천안함 사건문제와 관련 사항들에 대해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9일 유럽을 방문해 27개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천안함 사건 관련,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EU와 공유하겠으니 향후 한국의 대응 조치에 EU가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천안함 관련 미국 정부의 외교적인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캠벨 차관보와 성 김 대북 특사는 11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김정일의 방중결과와 6자회담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캠벨 차관보 일행은 오는 24일부터 개최되는 미중 경제·전략대화 준비차 방중했으나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 설명과 중국의 협조 요청 등의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는 것이 외교 소식통의 전언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한 한미 정부의 의견을 전달하고 현 시점에서 6자회담 재개보다 천안함 사태 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지난달 29일에 이어 불과 보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1시간 넘게 전화통화를 가졌다. 북한 문제, 특히 김정일의 방중 결과와 천안함 문제도 논의됐다고 미 국무부가 12일 밝혔다.
천안함 사고 조사에 미국 전문가들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보고받은 중간 조사결과를 중국 측에 전하고,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향후 천안함 관련 대응 조치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것이 외교 소식통의 관측이다.
외교 소식통은 “현재 한미는 천안함 결과 발표 이후 대응 방안에 대해 대체적으로 합의를 이룬 만큼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러한 한미 입장을 설명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미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중국을 설득하기 위한 외교적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클린턴 국무장관이 방한해 언급하게 될 천안함 사건관련 대북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전망도 나온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천안함 침몰 조사결과 발표 후 서울을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천안함 사건 결과가 나올 20일을 전후로 한미와 중국간의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한 의견 조율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와 중국의 외교적 수 싸움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