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종전선언 북핵 폐기 단계서 추진”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만나 한반도 종전선언 문제와 관련, 핵폐기 단계에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백 실장은 3일 오전 워싱턴에 도착,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라이스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핵 문제 및 북미관계 정상화 등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했고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도 자연스레 거론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종전선언 문제는 북한의 핵불능화가 잘 해결되고 핵폐기 단계에서 적절하고 필요한 시점에 논의한다는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고 라이스 장관도 이에 대해 의견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앞서 남북은 지난 정상회담에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키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백 실장이 라이스 장관을 만나 종전선언 추진 시기를 북핵 불능화 이후 핵폐기 단계에서 추진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사실상 현 정부에서의 종전선언 가능성은 낮아졌다.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서울 방문과 관련해선 “미국에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동안 한국 정부가 전반적으로 접촉했던 내용 중 미국과 관련된 문제를 전달했다”고 말해 사실상 북한의 대미 메시지가 전달됐음을 시사했다.

백 실장은 이날 라이스 장관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잇따라 만나 한미관계 전반과 북핵문제, 북미관계 정상화 등 당면 현안을 폭넓게 협의했다.

한편,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미 국무부 한국과장은 백종천 실장이 김양건 통전부장의 방남 직후에 워싱턴을 찾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보라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밝혔다.

그는 “종전선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미국이 남한에 협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한도 미국과 협조를 통해 상호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