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외교채널 `급한’ 걸음…북핵해결 초점

한.미 외교 채널이 분주하게 가동되고 있다.

북핵해결 구도가 심상치 않은 조짐이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방위비분담협상, 전시비축물자(WRSA) 계획 폐기, 자이툰부대 감축, 북한 비상사태시 작전계획 5029 갈등, 동북아균형자론 설명 등 산적한 현안 탓이다.

우리 측에서 대미 실무채널인 김 숙(金 塾) 외교부 북미국장이 지난 12∼16일 워싱턴을 찾은데 이어 외교안보라인의 핵심인사인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오는 26∼28일 미국을 방문한다.

미측에서는 다음 주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서울 방문을 시작으로 중국과 일본 순으로 동북아 3국을 순방한다.
또 이달 28∼30일로 예정된 칠레 산티아고에서의 민주주의 공동체(CD) 각료회의에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모두 참석할 예정이어서 ‘즉석’ 회담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 숙 국장은 방미에서 동북아균형자론의 진정한 의미 설파에 주력하면서 북핵문제 해결방안과 한미관계 현안에 대해 미 행정부와 의회, 싱크탱크의 인사들을 두루 만나 전할 것은 전하고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돌아왔다.

이런 바탕에서 이뤄지는 이종석 NSC 사무차장의 워싱턴 행(行)이 주목된다. 일단 새롭게 구성된 미측의 NSC와의 상견례 차원이라고 NSC 사무처는 설명했다.

그러나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가 최근 꼬이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차장의 방미는 단순한 상견례가 아닌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대책 논의의 자리가 될 공산이 크다.
한.미협의에서는 북핵문제가 단연 ‘0순위’ 의제가 될 전망이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어떻게 설득할 지와 회담 개최시 실질적인 진전 방안을 어떻게 도출할 지를 놓고 머리를 맞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미 양국 모두 시한을 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6자회담이 무산될 경우의 대응책 논의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여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현재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박봉주 내각총리와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중 간에는 ‘강경하면서도 탄력적인’ 협의가 오가고 있으며, 한.미.일.러 4국도 양국간 협의내용을 시시각각 전달받으며 의견을 개진하는 방법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북한 간에 긴밀하게 오가는 협의가 한 축이라면, 중국과 한국.미국.일본.러시아와의 협의 채널이 다른 축으로 활발한 ‘장외회담’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의 설득과 그에 대한 북한의 반응으로 상당수준의 대화가 이뤄졌으나 아직 결론을 내릴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따라서 한.미 양국간 협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여부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북핵문제와 관련, 북-중 간 협의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어야 후 주석의 방북 명분이 생길 것이라는 얘기다.

한.미 협의 채널에서는 북핵문제 이외에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한미 방위비 분담, 동북균형자론, WRSA 폐기문제 등에 대해 솔직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견해 차가 있다면 해소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특히 김 숙 국장의 방미로 미 행정부와 의회내에서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오해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보고 있으며, 이종석 차장의 미국행을 통해 오해가 완전히 불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다음 달 6∼7일에는 일본 쿄토에서 아셈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한.중.일,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려 북핵문제와 더불어 과거사 문제가 논의되며, 이와는 별도로 다음 달 9일 러시아 전승기념행사 참석을 계기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정상 외교도 예정돼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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