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북중 대화제의에 호응 가능성 엿보여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6자회담 수석대표가 한일을 방문한 데 이어 미국을 방문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셔틀 외교’를 본격화하고 있어 한반도 정국이 향후 비핵화를 위한 대화국면으로 전환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김정일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희망한다’며 평화공세를 펴고 한미 또한 기존 입장과 달리 유연한 입장으로의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물론 당장 6자회담이 재개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한미가 중국의 ‘설득 외교’를 언제까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부 내에서도 ‘先 천안함 後 6자회담’ 기조에서 천안함 조치와 비핵화 프로세스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투 트랙 어프로치’ 입장으로 변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5·24천안함 조치 이후 정부는 천안함 해결 우선→비핵화 프로세스도 중요→천안함과 비핵화는 별개 사안→압박과 대화 ‘투트랙 어프로치’ 등의 입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현 상황을 판단할 때 총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천안함이든 비핵화든 북한 행보를 전반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긍정적인 행위를 한다면, 대화와 압력을 병행하는 ‘투트랙 어프로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 대화 재개를 논의하더라도 제재는 실행되는 것으로 제재속에서 대화재개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해 천안함 조치와 별도로 비핵화 프로세스가 추진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도 “북한이 진전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대화재개에 가장 중요하지만 중국이 비핵화 프로세스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 하면서 한미는 언제까지 중국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은 한미도 원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천안함 때문에 비핵화 진전이 정체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며, 특히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전된 태도를 보이면 대화국면으로 전환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또한 북한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 없이는 대화를 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에서 이제는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이면 금명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다소 완화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先 천안함’에 무게를 둔 입장에서 이제는 ‘대화재개’에 무게를 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미국도 중국의 적극적인 ‘설득 외교’에 일정하게 호응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1일(현지시간) “북한이 앞으로 수 주간 어떤 행동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우리의 대응은 북한의 행동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우리와 좀 더 건설적으로 대화할 자세를 보인다면, 우리는 북한의 행동을 평가해 본 뒤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북한의 ‘진성성 있는 태도 변화’를 강조해 오다가 ‘수 주간 북한의 어떤 행동에 따라 대응할 수 있다’는 보다 대화로 기우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 대표가 방미중인 가운데 미국은 북한에게 태도변화를 재차 촉구하는 한편, 상황이 호전되면 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과 중국에게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우 대표는 1일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을 비롯,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성 김 6자회담 특사 등을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 미국이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대표는 특히 스타인버그 부장관 등과의 회담에서 6자회담 참가국이 모두 모이는 비공식 대화를 제안하고 비핵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미북 양자접촉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북간 고위급회담 개최와 관련 크롤리 차관보도 “6자회담 프로세스 내에는 분명히 양자간 토론의 기회도 있다”고 말해, 북미 접촉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우 대표가 지난달 31일 방일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새로운 제안’을 하겠다고 밝혀 국면전환을 위한 일종의 ‘설득용 카드’를 제시한 것이 아니냐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우 대표의 ‘새로운 제안’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미일을 설득하기 위한 북한과의 진전된 협의 사항을 제시했을 가능성과 함께 일본에만 제기했다는 점에서 납치자 문제와 관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그동안 원칙적인 입장을 보이던 일본이 우 대표의 제안에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대표와 회담한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외무상은 “(중국의 새 제안을) 관계국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각국의 의견을 듣고 싶다”며 그동안 다른 입장을 보였다고 교도통신이 31일 보도했다.

특히 오카다 외무상은 “(6자회담이 교착된)현 상황을 만든 것은 북한”이라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 폐기 길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2일 워싱턴을 방문, 북한과 대화 재개와 관련 한미 간 정책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는 6자회담뿐 아니라 대북제재 국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북한을 상대로 압력과 대화라는 ‘투 트랙’ 접근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달말에 예정된 유엔총회에서 6자회담 관련 각 당사국들이 한자리에 모여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 한미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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