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미사일지침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

작년 1월부터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을 둘러싼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도 양국 간 입장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2001년 1월 개정된 미사일 지침에 의해 우리는 사거리 300km 이하 탄두중량 500kg 미만의 미사일과 무인항공기(UAV)만 보유할 수 있고, 고체연료를 사용한 로켓을 민간용으로 전환할 수도 없다.


우리가 미사일지침에 발이 묶여 초보적인 미사일만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북한은 사정거리 6,700km의 장거리미사일을 포함하여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1,000여기를 보유하게 되었고, 선진 주요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물론이고 UA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70년대 북한의 무력도발이 격화되고 닉슨독트린에 따른 주한미군 감축이 가시화되자 우리는 독자적인 탄도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1978년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백곰’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자 미국은 미사일 확산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우리의 미사일 개발에 제동을 걸었고, 1979년 존 위컴 당시 주한미군사령관과 노재현 당시 국방장관간의 서한(한미 미사일지침)에 의해 미사일 사거리를 180km 이내로 제한하게 되었다. 이 지침에 의해 우리는 2001년 지침을 개정할 때까지 180km 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한미 미사일지침에 의해 우리의 미사일개발이 발 묶인 사이 북한은 1980년대에 사정거리 1,200km의 노동미사일을 개발하여 실전배치 하였고, 1998년에는 사정거리 2,500km의 대포동1호, 2009년에는 사정거리 6,700km에 달라는 장거리미사일을 시험발사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은 이미 사정거리 12,000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배치 했고, 일본도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로켓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실상 ICBM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미사일은 아직도 북한의 1980년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사일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제한하는 국제규범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제탄도미사일통제체제(MTCR)는 미사일 기술과 부품의 불법적 거래를 통제할 뿐이며, 독자적인 미사일개발을 통제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는 2001년 미사일지침을 개정하면서 MTCR에 가입하였고, 따라서 우리의 자체기술로 미사일 사정거리를 연장하는 것은 우리의 고유한 권한이다.


2001년 개정된 미사일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 300km 및 탄도중량 500kg 미만만 허용된다. 둘째, 무인항공기(UAV)를 포함한 크루즈미사일은 사정거리 300km 이내일 경우 탄도중량은 무제한이며, 탄도중량 500kg 미만일 경우 사정거리는 무제한이다. 셋째, 민간용 우주발사체에 고체추진체를 사용해서는 안되며, 이를 군용으로의 전용해서도 안된다. 우리의 미사일 개발에 족쇄를 채워놓은 이 미사일지침을 우리는 10여년이나 잘 지켜왔다. 동맹이라는 이유로 유독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불평등 지침이다.


지금은 그 때와 사정이 다르다. 북한은 스커드-B(300km)/C(500km), 노동(1,300km), 대포동1호(2,000km), 무수단(2,500km) 등을 이미 개발하여 실전배치했고, 사거리 6,700km에 달하는 대포동 2호를 시험 중에 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현무와 나이키, ATACMS 등은 사정거리가 300km를 넘지 못한다. 남북간 심각한 미사일 격차가 한반도 안정을 해치는 위험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북한이 공격미사일에 있어서 일방적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패트리어트(Patriot), 철매, 신궁 등 사정거리가 짧은 방어용 미사일 보유에 치중하였고, 따라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상쇄할 수 있는 공격수단은 부재한 상태다.


사정거리 1,500km에 달하는 크루즈미사일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지만 탄도중량의 제한으로 인해 파괴력에 문제가 있고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요격에 취약하다. 따라서 보다 효과적인 대북 억제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탄도미사일의 사정거리 연장 및 탄도중량 증대, 그리고 UAV를 포함한 크루즈미사일에 대한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우리 정부의 미사일 사정거리 연장 요구에 대해 미국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한국의 미사일 사정거리 연장을 승인할 경우 미사일 확산이 우려되며, 둘째,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550km면 북한 전역을 충분히 타격할 수 있고, 셋째, 한국이 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하면 중국과 일본을 자극하게 되어 동북아 정세가 불안정하게 된다고 한다. 일면 타당한 것 같지만 터무니없는 황당한 주장이다.


미사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규범이 있고, 그 규범 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고유한 권한이다. 우리에 대해서만 별도의 규제를 강요하는 것은 동맹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정거리 550km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은 미사일을 전방에 배치했을 때 가능한 얘기지만, 미사일을 전방에 배치하면 북한의 장사정포에 노출되어 무력화되고 만다.


북한의 직접 타격에서 안전한 후방지역에서 북한 전역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사정거리 800km 이상이 되어야 한다. 또한, 중국과 일본은 이미 ICBM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이 미사일 사정거리를 800km로 늘인다고 해서 무슨 영향이 있겠는가? 우리의 미사일 사정거리 연장은 중국, 일본, 북한의 자극에 의한 대응일 뿐이다.


미국은 우리의 미사일 사정거리 연장에는 부정적이면서 값비싼 스텔스 전투기와 최첨단 무기체계를 판매하는 데는 혈안이 되어 있다. 한 대당 15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F-35 전투기는 가격도 엄청나지만, 운용에 필요한 조종사 양성비용, 유류비용, 항공기 장착용 미사일 비용 등 지속적으로 비용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인공위성에 의한 목표설정 및 공중통제기의 지휘통제 등으로 인해 미국의 도움이 없으면 사실상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는 무기체계이다. 스텔스기 몇 대를 도입하는 비용이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충분하다.
 
미래전은 로봇과 UAV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은 아프간전을 통해서 입증되었다. 미국은 본토에 앉아서 아프가니스탄 상공의 무인기를 조종함으로써 인명피해 없이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병력자원이 감소하고 있는 우리의 상황에서 UAV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사일 사정거리 연장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 안정을 보장할 수 있다. 북한 전역의 주요시설과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확보하고 미래전에 대비한 UAV 개발에 나서야 자주국방을 달성할 수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우리의 독자적 미사일 개발을 금지하는 패권주의적 간섭을 중지해야 한다. 33년전의 논리 또는 11년전의 약속을 근거로 동맹국을 얽어매는 것은 동맹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장사정포 등 비대칭위협에 직면해 있는 우리의 안보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과학기술의 발전 추세도 반영하지 않은 낡은 미사일지침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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