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1일 연합훈련 독수리훈련(FE)에 돌입한다. 이번 독수리훈련은 4월 말까지 두 달간 진행되며,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무기들이 동원된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3일 열린 국방장관회담에서 올해 지휘소훈련(CPX)인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강화해 시행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훈련엔 사상 최대의 미군과 전략무기들이 참가했던 작년을 넘어서는 수준의 전력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이 지난 12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을 발사하는 등 위협을 계속하는 만큼 북한에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판단, 이번 훈련에 전략 무기를 대거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독수리훈련에는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스텔스 전투기 F-35B 편대가 전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괌 앤더스 공군기지에 배치된 B-1B 전략폭격기와 B-52 장거리 핵폭격기, 주일미군기지에 있는 스텔스 전투기인 F-22도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13일 시작될 키리졸브 훈련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기지에 대한 ‘4D작전’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4D는 탐지(Detect)-교란(Disrupt)-파괴(Destroy)-방어(Defense)의 단계를 통해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전략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전화 대담을 통해 최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상황 공유와 대응 방안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통화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미국의 수호 의지는 변함없이 확고하고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격퇴될 것이며 어떠한 핵무기의 사용도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장관은 한미연합훈련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해왔다고 평가하고 “금번 KR·FE 연습을 지난해와 같이 강화된 수준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양 장관은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 국민과 한미동맹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결정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최근 경북 성주의 사드 부지를 확보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북한 김정은은 1일 제966대 연합부대 지휘부를 시찰했다. / 사진=노동신문 캡쳐 |
한편 일찍이 한미연합훈련에 강하게 반발해온 북한은 훈련 첫날인 이날 “싸움준비를 강화하라”면서 긴장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이 조선인민군 제966대 연합부대 지휘부를 시찰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이곳 작전지휘실에서 대연합부대장으로부터 방어작전계획 보고를 청취하고 군사연구실, 사격관 등을 둘러보며 훈련 실태와 전투동원 준비 상태를 점검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제966대 연합부대가 맡은 임무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싸움준비와 전투력 강화와 관련한 과업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김정은은 부대 내 식당과 수영장, 목욕탕 등을 살펴봤으며, 장병들과 기념사진까지 촬영했다.
아직까지 북한 도발과 관련한 특이 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으나, 북한이 지난 12일 기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처럼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의 위협발사를 감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