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대화 열려있다”…北 “준비돼 있다”

1일 미국 내 대북 핵심라인이 북한이 그동안 원해온 미·북 양자접촉과 식량지원 가능성을 시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그동안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미북 양자대화를 제안해 왔으며, 나아가 양국 관계정상화를 주장해왔다. 최근에는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트 캠벨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할 경우 미북 관계정상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대북 정책의 목표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관계개선을 위한 ‘북한의 행동 변화’라고 밝혔다. 그는 또 “어떻게 다자대화를 진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 북한과 추가적인 양자대화를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구걸하다시피 나선 식량지원 문제도 모니터링이 만족스러울 경우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대화 재개에 무게를 실었지만 남북군사실무회담 이후 대화 모드는 급속히 냉각됐다. 그러자 이번에 미국이 북한의 요구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 대화를 통해 실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을 대화로 끌어들이려는 제스춰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보즈워스 대표가 “미국이 북한 정권을 어떻게든 해치려고 한다는 두려움 속에서 행동할 필요는 없다. 북한을 무시하는 옵션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 대목도 북한이 오판하지 않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미국이 대화 신호를 보낸 것은 북한의 농축우라늄 문제를 매우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개된 시설 만으로도 매년 1, 2개의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다는 추산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이를 모른체 하기만은 어렵기 때문이다.


위성락 6자회담 수석대표의 방미 직후 이명박 대통령도 대화 재개를 위한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에서도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선 한미가 원칙적 입장을 보이되 큰틀에서는 대화재개 방향으로 합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절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면 남한도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대화재개 분위기 조성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읽힌다.


이와 함께 미국이 대화재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대북 식량 지원재개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는 한 목소리로 북한에 태도 변화를 위한 기회를 다시 던졌다. 북한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일 경우 대화재개 흐름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이날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비난하면서도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다”는 애매한 수사를 사용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큰 변화는 없겠지만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상실된 대화재개 동력을 살리려 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대화재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북한에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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