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3일 각각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북핵·미사일 대응 및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과거와 다른 수준으로 급속히 고도화돼 한미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직접적 위협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올해 중에 배치해 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장관은 또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공동 평가하고 향후 도발 가능성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 데 이어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했다.
회담에 앞서 매티스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의)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공격은 반드시 격퇴될 것”이라면서 “어떤 핵무기의 사용에 대해서도 효과적이며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은 동맹 방어와 확장된 억지력 유지는 철통과 같이 굳건하리라고 보장한다”면서 “우리는 우리 동맹과 함께 북한을 향해 매우 효과적인 사드 체제 배치 같은 방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한 장관은 “변함없는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양국 국방부 간의 끈끈한 협력관계가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 발전을 지속 선도해나가는 계기를 만들어나갈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회담에 앞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서도 주한미군 사드 배치는 오직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임을 확인했다. 양측 장관은 사드 배치가 다른 국가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인식하에 계획대로 사드 배치를 추진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양측 장관은 또 북핵·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중국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노골적인 핵능력 고도화를 저지하기 위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특히 제재 이행 과정에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 견인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들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윤 장관은 “양국이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확고한 대북 대응태세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라는 원칙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장관은 북핵·북한 문제 해결의 양대 축으로써 대북 압박 외교와 군사적 대북 억제를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보다 강화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에 전적인 동의를 표하고,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자고 답했다. 그는 “한미 동맹은 변함없이 굳건하며 미국은 언제나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면서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확고한 대한방위공약은 100% 신뢰할 수 있다(you can count on 100%)”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한미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전략적, 전술적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력뿐만 아니라 외교, 경제 등의 수단을 활용한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외교·국방(2+2) 간 협력 방식을 계속 강화시켜 나가자고 했다.
이에 윤 장관도 북한 위협 대응에 있어 한미 외교・국방 당국이 긴밀히 공조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포괄적으로 활용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작년 12월 출범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적극 활용해 나갈 것을 제의했다.
한편 이틀간의 방한 일정으로 우리 외교안보 인사들과 모두 만난 매티스 장관은 곧이어 일본을 방문해 북핵 대응을 위한 미일 및 한미일 동맹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