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개성공단 한국산인정 놓고 시각차 여전

2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개성공단 생산품의 원산지 인정 문제를 놓고 한미간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향후 양국간에 쟁점으로 부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한반도 역외가공지역(Outward Processing Zone) 문제를 논의하는 위원회를 설치한다’는 협정 조항을 근거로 미국이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 줄 것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덕수 신임 국무총리는 3일 열린 한·미 FTA 민간대책위원회에서 “개성공단은 개념이 확정된 역외가공 지역으로, 헌법의 한반도 영토 개념과 일치한다”며 “북한에 (개성공단을 포함해) 10개 공단이 있는데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 여건이 충족돼 역외가공 지역으로 인정되면 미국에 다 무관세로 갈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일 가진 회견에서 “역외가공지역을 지정하는 데 미국이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며 “한·미 양국이 한반도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열어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하면 개성공단 제품도 한·미 FTA의 혜택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개성공단 제품도 국내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캐런 바티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2일 미국 워싱턴에 가진 전화공동 인터뷰에서 “이번 FTA 합의에는 북한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미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어떠한 조항도 없다”며 “이번 합의에 개성공단 문제는 들어 있지 않다”고 밝혀 우리 정부와 큰 시각차를 보였다.

바티야 부대표는 “역외가공지역 문제를 논의하는 위원회를 만들자는 조항은 있다”며 “일부 사람들은 개성을 역외가공지역의 하나로 생각하지만 위원회가 양국 대표단으로 구성되는 만큼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렇게 한미간 해석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미북 관계가 진전되지 않는 이상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은 FTA 협상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미국은 이런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미 FTA 협상 타결안에는 ‘한반도 비핵화 진전 등 일정 요건하에 역외가공지역을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한미 FTA 협정의 노동 분야 조항도 걸림돌이다. 노동자의 인권이나 최저 임금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는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맞지 않는 열악한 조건에서 임금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결국, 우리 정부가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통해 개성공단의 역외가공지역 인정을 주장해도 미국이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은 아직까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