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北 핵실험 막을 방법 지금 없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끝내 핵실험을 하겠다고 하면 효율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밝혀 현재 일방통행식 북한의 행동에 특별한 해법 도출이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했다.

또, “북한이 대화에 나오도록 촉구하는 노력 이상의 새로운 방안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에 착수하고 추가적인 핵실험을 경고하고 있지만, 한미를 포함 국제사회가 이를 제어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없다는 점과 북한이 6자회담, 미북간 양자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묘안이 없는 지금의 상황에 대한 솔직한 표현이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시점이 지난 8일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이후인 점을 감안할 때 한미 양국간 논의에서도 뚜렷한 해결방안 도출이 안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북한과 미국의 양자대화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도 당분간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보즈워스 대표가 한국을 방문하는 날 “오바마 미 행정부의 100일간의 정책동향을 본 결과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에선 조금도 변화가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우리를 변함없이 적대시하는 상대와 마주 앉았댔자 나올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도 “북한이 공개적으로 그 같은 말을 한 것으로 볼 때 미국과의 대화에 대해 관심이 적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미북간 양자회담도 나서지 않겠다는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을 고집할 경우 6자회담도 상당기간 공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당장 취할 수 있는 구체적 조치가 없는 가운데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국이 조만간 북한에 ‘장관급’ 대북특사를 파견해 최근 북측의 미북대화 거부 입장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한미 양국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정에 반발해 2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이후 대처방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