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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워싱턴에서 갖는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 보유를 의도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경제 제재 등을 포함한 대북 강경조치에 찬성하겠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려는 외교적 수단이 분명히 소진될 경우 북한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를 포함해 지금까지보다 강경한 대북 강압 조치에 찬성할 것이라는 점을 부시 대통령에게 확약할 것이라고 9일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노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부시 미 대통령에게 당분간은 외교적 해결을 계속 추구하자는 입장을 주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외교적 노력이 고갈될 경우에도 대북 압박조치에는 찬성하지만 군사적 옵션은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대북 지원 중단, 유엔 안보리를 통한 경제 봉쇄,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강화 등의 대북 제재는 수용할 수 있지만 군사 공격은 고려할 수 없다는 것.
한국 소식통은 이 신문에서 “우리는 가능한 모든 외교 수단을 써보고 그래도 무위일 경우, 준 군사적 대응(up to the point of a military response)까지 어떤 조치든 지지할 것”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이번에 미국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盧 ‘중대한 제안’도 美에 촉구할듯
이번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동안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가졌던 국내외의 불안이 일정부분 해소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작계 5029를 포함한 군사동맹 부분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상당부분 좁혀졌지만, 북핵문제에 관련해서 한국이 미온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한∙미 공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단 이 보도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한국은 새로운 국면에서 위험(cost)을 감수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행동할 수 있겠느냐”라고 물어오면 노 대통령은 ‘그렇다(yes)’라고 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대북 제재 의지를 분명하게 천명할 경우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먼저 북한이 당황해 할 것으로 보인다. 민족공조를 통해 한국을 방패막이로 활용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그동안 한국을 핑계로 대북 압박에 소극적이었던 중국도 일정한 태도변화가 전망된다.
그러나 한국이 이러한 대북 강경 입장을 전달하면서 미국에게 전향적인 양보안을 촉구할 가능성도 높아 논란이 예상된다. 즉, 한국 정부가 강조해온 ‘회담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중대한 제안’을 미국이 수용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제재 시기에 대한 판단도 문제가 된다.
한편, 회담 관련 소식통들이 북한이 핵 실험을 통해 상황을 극단으로 몰고 갈 경우의 대비책도 양국 정상 간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부시 대통령이 북한 인권문제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관련국들의 대응 필요성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도 높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