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 ‘북한의 핵보유 불용 및 6자회담 통한 해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비준’,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등에 합의했다.
한미 두나라 정상은 19일 오후 10시35분부터 1시간 30분여동안 미국 대통령의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북한의 정확한 핵신고를 촉구했다.
먼저 부시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중국과 러시아, 일본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계속 압박을 가하도록 하겠다”며 “6자회담 덕분에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기 시작했는데 북한은 그 외 다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모든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를 제공해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나는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아주 어려운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는 가슴이 아팠다. 우리는 기본인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런 인권이 북한주민에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이 신생 민주국에 기여하는 것에 대해 감사한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레바논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민과 이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문제와 관련해선, “한반도에 현재 수준의 미군을 유지하는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것은 양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고 동맹관계를 강화하게 될 것이다. 게이츠 장관과 한국의 국방장관이 이 문제를 조율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어 “한국은 무기구매(FMS) 지위를 격상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나토 등 다른 동맹국과 같은 기술접근을 요구했는데 저는 강력하게 지지한다. 라이스, 게이츠 장관에게 의회가 이를 들어줄 수 있도록 요청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어제 한국은 비자면제프로그램에 필요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비자면제프로그램 양해각서 체결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이 문제를 상당히 많은 시간 논의했다. 한국 분들이 미국을 자유롭게 방문하는 것은 양국에 중요한 문제다. 양국이 이 문제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한국 분들이 비자 없이 올해 안에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미 FTA와 관련, “미 의회는 보호주의를 거부해야 한다. 한국과 같은 우방에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며 “한미FTA를 올해 안에 비준하도록 하겠다. 이 대통령이 콜롬비아FTA 기사를 읽고 보호주의 정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현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한미FTA이고 의회에 계속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두 정상은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북한이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조속히 폐기하도록 6자회담을 통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사가 없으며, 북한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고 주민의 삶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도 말했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비핵·개방 3000’구상을 포함한 한국의 대북 정책에 지지를 표했고, 미국도 더욱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를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이 대통령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으로 작동해 왔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평화, 경제 성장이 가능했고, 동북아시아의 안정도 지켜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 정세와 안보 수요가 급변함에 따라 한미동맹도 새롭게 변화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과 나는 이러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미동맹에 대한 미래 비전을 더욱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 노력이 뒤따를 것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WMD(대량살상무기) 비확산·민주주의·인권 증진이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데 필수요소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는 기후 변화와 에너지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이 세계의 안전과 평화에 긴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미FTA가 양국의 경제 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위해 양국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기로 했다”고 이 대통령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부시대통령 내외가 금년 여름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부시대통령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신고 전망과 관련,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 신고를 하는지 원자로 불능화를 할 것인지 지켜보겠다”며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북한의 핵문제를 보고 신고를 했는지 살펴볼 것이다. 플루토늄 처리 등과 관련해 북한이 신고를 하는지 일단은 기다려 보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쪽에서 먼저 말하기 전에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한국과 중국, 일본이 미국과 함께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의 지도자들에게 핵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확신이 든다면 북한이 신고를 했다면 그 다음에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신고를 불성실하게 한다며 더 큰 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신고를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적당히 할 수 없고, 협상을 해도 6자 회담 내에서 동의를 해야 한다. 적당히 넘어가서는 안 되고, 북한도 성실히 검증을 받아야 한다. 북한이 시작도 하기 전에 너무 의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남북 정상회담을 요청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이 대통령은 “서로 필요에 따라서 우리가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연락사무소를 통해 할 수도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은 매우 필요하다.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만날 수 있다. 핵을 포기할 수 있다면 여러 번 만날 수 있다. 북한이 기본적 자세를 갖춰야지 하는 것이지 지금 상황에서 당장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당장 북핵 문제로 북한에 정상회담을 제안할 뜻은 없음을 내비쳤다.
‘북한의 핵신고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어쩌면 지연작전을 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5개국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5개국은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 나갈 방향을 결정했다. 북한이 검증 가능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폐쇄된 국가다. 한 사람의 의지가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는 폐쇄된 사회라는 말”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희망을 갖고 있다. 한 가지 목소리보다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좋다. 6자회담만이 이러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이렇게 뒤로 물러나는 시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북한을 상대하는 것은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핵 문제의 경우 어렵고 시간이 걸리지만 해결을 가능하다”며 “지금은 너무 중요한 시기이다. 분위기를 잘 만들어줘야 한다. 북한이 성실히 신고하는 것만이 북한을 위해서 바람직하고, 이러한 분위기는 북한에게도 좋은 기회다”라며 재차 북한의 성실한 핵신고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만날 이유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