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정상회담, ‘주한미군 지위’ 어떻게 논의되나?

다음 달 6일 서울에서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지위변경’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30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은 그간 이뤄진 (양국관계의) 인상적인 발전과 주한미군의 (지위) 변경문제는 물론 한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다른 지역의 평화구축 작업에 미국과 동참하는 문제 등 21세기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주한미군의 지위 변경 문제와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 연장,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등의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주한미군의 지위 변경 문제다.

미국이 전세계 자국군에 적용하고 있는 전략적 유연성 개념에 입각, 한반도 방위군 역할에 국한된 주한미군 역시 동남아 분쟁 또는 세계 분쟁지역에 투입할 수 있는 ‘기동군’으로 변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한미군 전력을 해외로 투사할 가능성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거론돼 왔으며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병력 감축계획을 중지키로 합의한 이후 이런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어 왔다.

실제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5월30일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이임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미군의 현재 병력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미국의 전투 능력을 한국에서 실제 전쟁지역으로 전개하는 등 잠재적 사안은 향후 몇 달 동안 한.미 양국의 국방 지도자들이 다뤄야 할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발언을 놓고 주한미군 병력을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 해외로 차출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과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전문가들은 와일더 선임보좌관의 주한미군 지위변경 발언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역할관계 정립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미군이 이를 지원하는 관계 속에서 미군의 역할 정립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 이런 문제를 큰 틀에서 점검하자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KIDA의 한 전문가도 “전작권 이양과 함께 현행 연합방위체제가 공동방위체제로 전환되는데, 이 때 주한미군의 지위도 자동으로 바뀌게 된다”면서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기본개념을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간 한반도 방위군에 국한됐던 주한미군의 역할이 한반도 밖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KIDA의 다른 전문가는 “해외 병력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훈련이 잘 돼있고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는 미 2사단 1여단의 해외 차출에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측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병력을 동결하는 대가로 자이툰부대가 이라크에서 계속해서 임무를 수행해 줄 것과 아프가니스탄에서 군 차원의 새로운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