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연합훈련 장소변경?…”군사적 상식에 어긋나”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대북 무력시위 성격의 한·미 연합훈련 실시 장소를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당초 서해에서 실시될 예정이던 연합훈련은 중국의 격한 반발 등에 따라 ‘동해 실시’, ‘동·서·남해 분산 실시’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시기와 장소, 규모 등이 결정되지 않았다”며 “해상 훈련은 통상 NLL까지 올라가지 않고 서해에서도 격렬비열도(태안지역)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고 말해, 훈련 장소가 변경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훈련장소 변경 움직임에 대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북 무력시위라는 측면에서 동해에서의 훈련은 그 효과가 상당히 반감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사고 지역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훈련은 군사적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한 만큼, 사고 지역에서의 대잠 훈련 및 항공모함 등이 참여하는 한미연합 훈련은 향후 서해에서의 북한의 재도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크다는 지적이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전 청와대 국방보좌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한미 연합훈련 장소를 옮기면 천안함 대응조치로서의 북한에 대한 압박이 상당히 상쇄될 것”이라면서 “대응조치의 핵심은 북한을 아프게 하는 것인데, 현재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 이외 이렇다 할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가령 서해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태평양에서 한다고 생각해봐라 군사적 상식에 맞지 않다”면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무력시위라는 측면에서 북한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대잠 능력제고 및 항공모함 등이 참여하는 훈련을 사고 해상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도 “이번 천안함 대응조치의 핵심은 북한의 재도발 방지다”면서 “그러나 중국이 반대한다고 서해 참사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훈련을 하면 북한의 재도발을 막기 어렵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송 소장은 “이번처럼 중국의 반대로 서해에서 한미 훈련을 하지 않을 경우, 향후 서해에서의 훈련을 하지 못하는 선례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서해에서의 대북 억지력 제고는 어렵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서해와 동해의 수심이나 유속 등 해심·해상 실태가 다른 상황에서의 훈련은 대잠 능력제고 어려움 등 훈련의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반면 유엔안보리에서 중국의 반대로 ‘천안함 외교’가 난항을 겪었던 것을 고려해 대중 외교력 제고 차원에서 훈련 지역을 옮기는 방안도 제기된다. 향후 중국과의 협력을 위해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고, 동해 훈련을 통해서도 대북 압박효과를 충분히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앞으로 북한 문제에 있어서 중국의 협력을 얻기 위해 자극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서해가 아니더라도 대잠 훈련의 강도를 높이면 대북 압박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서해에서의 훈련으로 미·중간 갈등을 조장하게 되면 후과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항공모함의 작전 반경이 1000km이상이기 때문에 동해에서 훈련으로 대북 압박을 주는 한편,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외교적 정당성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동해상의 훈련이 천안함 대응조치로서의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현재 한미 군사당국간에 지역, 규모 등에 대해 긴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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