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의 북핵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6일 각각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요청했다.
김 숙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우 부부장과 한중 회동을 갖고 강경태도로 변해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 한·미·일 수석 대표들은 5일 베이징에서 회동을 갖고 북한의 핵시설 복구 움직임에 대한 대책 논의를 가졌지만, 관심을 모았던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끝내 베이징에 나타내지 않았다.
특히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베이징에 도착했음에도 김계관 부상이 현지에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당분간 북한이 겉으로 미국을 외면하는 양상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중국의 중재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핵시설 복구 카드를 꺼내들면서 당분간 북핵국면이 ‘긴장구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긴 했지만, 막상 김 부상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각국 수석대표들의 실망감도 감지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6일 “당초 김 부상이 베이징 행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았다”며 “어짜피 북한이 ‘버티기’에 나선 이상 이제 중국이 조금 더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정권수립 60주년인 9·9절에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의 고위급 특사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한·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북한과의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데 적잖은 역할을 해왔다.
소식통은 “한·미·일 3국 수석대표들이 각각 중국 우다웨이 부부장과의 회동에서 중국의 대북특사를 통한 메시지 전달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북한이 핵검증 체계와 관련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양측 의견을 절충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5일 전직 미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북한과 미국은 현재 영변 이외 핵시설에서 시료채취 문제를 놓고 막바지 협상 타결을 시도 중”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성 김 북핵 특사와 함께 중국을 긴급 방문한 것은 시료채취를 골자로한 검증 체계의 막판 의견조정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수위를 좀 더 낮춘 새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북한은 특히 검증체계 구축과 관련, 각각의 뉴욕 대표부 채널을 통해 여전히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협상 가능성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악화일로가 아니라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