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北비핵화·인권개선 위한 대북압박 강화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하고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끄는 대북 공조를 위해 3국 안보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한미일 간 정상회의는 2014년 이후 2년 만이다.

이날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 직후 박 대통령은 대언론 발표문을 통해 “한미일 3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뿐 아니라 각국의 독자 대북제재 조치 시행을 서로 긴밀히 조율해 나가면서 국제사회가 실효적으로 대북 압박을 강화하도록 국제사회와의 연대도 더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례 없이 강력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된 만큼 이제 중요한 것은 결의를 철저히 이행해 나감으로써 북한이 핵 포기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면서 “오늘 회의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차단하고 잘못된 셈법을 바꾸기 위해 3국이 무엇을 함께 해 나갈 것인가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대북 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도발 위협을 겨냥해 “미일 두 정상과 함께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만약 북한이 또다시 도발을 감행한다면 북한은 더욱 강력한 제재와 고립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회의가 끝난 뒤 “한미일 3국은 북한의 도전에 함께 대처해 나갈 것”이라면서 “특히 강력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해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핵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3자 안보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 “3국 정상은 3자 협력이 강화돼야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가 있고 북한의 핵 확산과 핵 위협을 억제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도 “한미일 협력을 안보 분야에서 추구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키워가는 것은 국제사회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 3자 협력을 모든 차원에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3국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서도 함께 공조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인권 문제가 인류 보편적 가치의 문제이자 한반도 모든 주민의 인간다운 삶과 연관된 것인 만큼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최근 유엔인권이사회에서 과거보다 강화된 북한인권 결의가 표결 없이 채택된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3자 협력을 통해 핵이 없는 한반도를 만들 수 있고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회복시킬 수 있다”면서 “이는 인권침해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에게도 기회와 번영을 줄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한미일 정상회의 전후로 각각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의 대북 공조 방침과 안보 협력 의지 등을 재확인했으며, 미일과의 회담을 모두 마친 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양자회담에 나서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한중 정상이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이루기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은 양국 협력이 한반도는 물론 이 지역 평화와 안정 확보에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면서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주고 있는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한다는 데 동의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 안보리의 대북 결의를 완전하고 엄격하게 집행할 것을 주장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중국은 시종일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의 해결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며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역 안보와 안정성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무기 추구는 본인과 시 주석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 “시 주석과 본인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한미일중 정상들은 회담이 있었던 3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막한 제4차 핵 안보 정상회의에 참석, 이틀간 ▲핵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핵 안보 증진을 위한 국가별 조치▲핵 안보 강화를 위한 국제·제도적 조치▲핵 테러 시나리오 대응 등 4개 의제에 대해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