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中 3국 ‘北급변 대비 공조’ 잘 결정했다

오는 4월 한 미 중 3국은 중국에서 북한정권 붕괴 등 급변사태에 대비하여 공동 논의를 하기로 한 모양이다. 


19일 동아일보는 미국 태평양사령부, 한국의 국방연구원 및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중국의 국책연구기관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 관계자들이 4월 중순 중국에서 만나 관련회의를 갖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회의 장소는 장쑤(江蘇) 성 쑤저우(蘇州)와 베이징, 그리고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 등 3곳이라고 한다.


신문은 3국 관계자들이 6월에는 서울, 7월에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잇따라 회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또 유명환 외교장관은 최근 중국 방문기간 중 중국 공안부에 재중국 탈북자 북송을 자제하도록 요청하는 한편, 향후 북한 급변사태 등에 대비하여 2008년 이후의 한중 고위급 전략대화의 수준을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높이는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 중 일 3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문제를 논의키로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데일리NK는 2006년 10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감행한 직후부터 북한문제의 종합적인 해결을 위한 한미중 3국의 고위급 전략대화 추진을 정부에 촉구해왔다. 또 한미 한일 한중간 자유무역협정 체결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강조해왔다.


지난 정부 시기 데일리NK의 이같은 주장을 노무현 정부는 북한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아예 묵살했고, 학계나 언론들도 당시에는 의미있는 제안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2008년 김정일 건강이상설이 불거지고 북한정권이 3대 세습작업에 들어간 이후부터 정부, 학계, 언론에서 조금씩 데일리NK의 주장을 수용하는 변화가 있었다. 


데일리NK는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한미중 3국의 공동논의가 이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비록 좀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중국은 북한 체제붕괴와 급변사태 등을 주제로 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거부해왔으며, 공식석상에서 논의하는 것조차 금기시했다. 설사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도 ‘북한붕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데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다. 북한의 붕괴는 중국의 국익에 엄청난 피해를 몰고 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동아일보 보도가 사실이라면, 비록 3국의 정부 연구소 차원의 논의라 할지라도 의미가 매우 크다.


보도에 따르면 미 태평양사령부는 군 관계자가 직접 참여하기보다 사령부의 의뢰를 받은 중국 및 북한 전문가가 회의를 주도하도록 해 형식적으로는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북한의 ‘급변사태’란 “북한정권이 단기간 내 스스로의 힘으로 체제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의 불안정성이 발생 · 지속되고, 이같은 내부의 불안정성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동북아 및 국제사회의 기존질서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유엔을 비롯한 외부의 개입이 필요한  사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본다면, 북한정권이 핵무기(물질) ·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통제력 상실, 군부 쿠데타 등에 의한 내부혼란과 내전(內戰) 가능성, 주민들의 대량탈북사태, 대규모 북한 주민들의 생명 위협에 대한 노출 등으로 볼 수 있다. 


현 북한 내부 사정을 종합해보면 지금부터 이같은 급변사태에 대비해야 할 것은 자명하다. 설사 3대 세습이 이뤄진다 해도 그 세습이 성공적으로 연착륙하여 ’10년 정도의 비교적 장기간’ 안정된 체제로 갈 것으로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한미중 3국의 대화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정부는 이제부터 3국간 논의를 우리가 ‘간사역’을 맡아서 논의를 주도한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잘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관계기관의 노력, 특히 정보와 외교 부서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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