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中 연쇄회동…”대화노력 확인 차원일 듯”

북한의 남북 비밀접촉 폭로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냉해진 가운데,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관련국 순방을 계기로 한미중 외교 당국자들의 연쇄회동 자리가 마련돼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중을 중심으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남북대화→미북접촉→6자 재개) 방안에 의견 조율을 마친 상태지만 북한이 김정일 방중 직후 남한 정부와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깃장을 놓고 있어 대화 재개 노력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에 캠벨 차관보가 지난 6일 베이징을 방문, 중국 외교 당국자들과 북한 문제 등을 협의했다.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대화 중단 선언 이후 처음 이뤄진 미중 당국자간 협의에서는 ‘3단계 방안’의 유효 여부 등 6자회담의 향배가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최근 이뤄진 김정일의 방중과 북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북한의 ‘초강수’ 태도에 대한 입장을 전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이 향후 군사도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대책도 오갔을 수 있다.


캠벨 차관보를 이어 한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8일 이틀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위 본부장은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회담할 예정으로 캠벨 차관보와 중국 당국자간 협의 결과를 청취하고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대응에 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캠벨 차관보는 몽골과 인도네시아를 거친 뒤 10일 한국을 방문해 위 본부장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여서 한미중 3국간 연쇄회동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전에 확인했던 것과 달라지는 내용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미중 간 의사소통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우리 정부도 “미중이 긴밀히 논의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라며 “북한과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차원이 될 것”이라고 위 본부장의 방중 성격을 평가했다.


앞선 6일 헝가리에서 열린 제10차 ASEM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에게 북한의 강경태도에도 우리 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설명했고, 중국 측도 이에 공감을 표한 바 있다.


비밀접촉 폭로 이후에도 남한 정부를 비난하는 북한의 말폭탄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북한의 태도변화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외교가에서는 단기적으로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근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이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 어떠한 모험도 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공개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북한이 대결적인 태도를 계속 고수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