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미-북 비난전 우려표시 배경

한ㆍ중 양국이 6일 일본 교토(京都) 외교장관회담에서 미-북 간에 상대방 수뇌부를 겨냥한 상호비난전에 우려를 표시하고 나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양국의 이 같은 견해 표시는 미-북간 ‘험한’ 말 주고받기가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상황 악화가 초래돼 북핵구도가 더 꼬일 것을 염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최근 북핵문제가 비관적으로 흐른데는 북한 뿐아니라 미국에도 그 책임이 있다는 한ㆍ중의 상황 인식으로 비쳐진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달초 북한의 영변 원자로의 가동중단, ‘6월 핵실험설’, 단거리 미사일 동해발사 등의 부정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ㆍ중 양국은 여전히 ‘대화’에 무게를 싣고 있는데 반해 미ㆍ일 양국은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는 쪽에 치우치는 해법을 선호해왔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의 향후 반응이 주목된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날 오전 한ㆍ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6자회담 재개방안과 재개시 실질적인 진전방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후 한ㆍ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해법에 대한 견해차가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 북핵 ‘희망찾기’ = 한ㆍ중 양국은 점차 희망이 엷어지는 중대국면을 맞고 있지만 그래도 대화를 통한 접점 모색이 가장 유력한 해법이 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양국은 특히 추가적인 상황악화 조치는 ‘의도하지 않은’ 파국을 불러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따라서 감정에 휩싸인 ‘험한’ 말 공방은 더 이상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 않아도 불신의 골이 깊은 미국과 북한이 감정싸움으로 인해 그나마 남은 실낱같은 대화의 끈마저 상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 장관과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 간의 회담은 지난 달 6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아시아협력대화(ACD)를 계기로 한 회담이후 한달여 만이다.

그러나 이슬라마바드 회담 이후 북핵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데 한ㆍ중 양국은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북미간 ‘험한’ 말 공방전은 지난 달 28일(이하 현지시간) 조지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위험한 사람” “폭군” “주민을 굶긴다” “위협하고 허풍떤다”고 비난하고 5개국 동의를 전제로 북핵문제의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북한은 30일 부시대통령을 거론해 ‘불망나니’ ‘인간추물’이라고 맞받았고, 이를 기화로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을 겨냥한 말 공격을 쏟아내고 있다.

미 행정부의 대북 공격에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데이비드 고든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위원장, 조지프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협상 특사 등 외교안보 분야의 실력자들이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현재 구체적인 내용은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북-중 채널이 가동되고 있으며, 한.미.일.러 4개국도 중국을 통한 의견개진 형식으로 북핵 ‘장외대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달 23일부터 30일까지 한.중.일 3국 방문을 통한 ‘중간평가’ 이후, 비관적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내에서는 유엔 안보리 회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통한 대북제재 등의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세를 얻고 있으며 미ㆍ일 언론도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을 잇따라 제기하는 등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날 오후 한ㆍ일 외교장관회담에서는 한ㆍ중 회담과는 다른 분위기에서 북핵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는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에 비중을 더 둬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지만, 일본 측은 북핵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만큼 ‘다른 수단’ 논의에 무게를 둘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반 장관은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에게 북핵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공조를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외교회담에선 독도.교과서왜곡 집중 논의 ◇ 한.일, 과거사 논란 재연 = 일본 문부과학성의 2006년도 중학교용 왜곡교과서 검정결과 발표 후 한 달이 막 지난 시점에서 열리는 이날 한ㆍ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북핵문제 이외에 과거사와 독도문제 등의 현안도 집중 거론될 전망이다.

특히 반 장관은 독도와 교과서 왜곡 문제로 인해 양국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고, 일본이 스스로 행한 반성의 표현을 무효화하지 말 것을 마치무라 외상에게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마치무라 외상은 독도는 자국 영토이며 교과서 문제는 엄연히 다양성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전해져, 공방이 예상된다.

마치무라 외상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최근 독도 방문에 대해 유감을 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두 장관은 이슬라마바드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이미 양국이 관계개선 노력을 시작한 만큼 더 이상 전선을 확대하지 않으면서 6월 하순 한일정상회담 재개방안에 대해 집중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이 향후 한일관계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 일본 측은 자국 국회 회기를 감안해 다음달 24∼25일 정상회담을 제의할 것으로 예상되나 우리측은 회담일정 확정에 앞서 한일 현안에 대해 일본측의 성의있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회담에서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반 장관은 또 지난 5일 종료된 한일역사공동연구지원위원회에서 채택된 보고서가 한일 양국의 각계 각층에 널리 배포돼 역사교과서 편수과정에 반영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이날 회담에서 일본측은 일제 식민지시절 강제동원 피해자 유골봉환과 북관대첩비 반환작업, 사할린 원폭 피해보상 방안 등 개별 사안의 진전 여부를 집중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양국은 또 김포-하네다 간 항공기 증편방안,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재개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교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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