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대화 재개 ‘3단계안’ 의견일치…北도 긍정적

26일 방한한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우리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면담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대화 방안(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우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최근의 북중 협의 결과를 전달하면서 우리 정부가 당초 제안했던 ‘3단계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도 이 같은 ‘3단계안’에 대해 중국과 같이 긍정적인 입장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정부 당국자들이 전했다.


한중간 의견 일치가 확인함에 따라 남북 비핵화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져 향후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3단계 방안은 최초 한미가 제안한 것으로 우 대표가 최근 중국을 방문한 북한 김계관 외부성 제1부상과 협의한 바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에 대해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우 대표에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이 변함없으며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6자회담에 조건없이 갈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남북간 대화에서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해 일정한 성과가 있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면서 “중국도 남북간 대화가 그냥 형식적 절차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우 대표는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한국이 바라는 남북대화가 이른 시일 안에 열리기를 바란다”면서 “북한과 미국이 적당한 시기에 대화를 진행하고 이것을 통해 6자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6자회담이 중단된 이래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우리는 6자회담이 이른 시일 안에 다시 열리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의 첫 단계가 남북대화냐’는 질문에 “맞다. 남북대화다”며 6자회담에 앞서 남북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한중은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문제에 대해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위 본부장은 6자회담의 성과를 위해 UEP에 대한 유엔 안보리 대응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우 대표는 6자회담에서 UEP를 논의하자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단장으로 하는 ‘디 엘더스(The Elders)’ 회원들은 방북 첫날인 26일 북한 박의춘 외무상을 만났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박의춘 외무상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엘더스 대표단을 만나 담화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박 외무상은 이어 엘더스 대표단을 위한 연회도 개최했다.


카터 일행은 방북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북한의 비핵화 및 6자회담 관련한 내용이 주로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