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건전한 발전이 불안정한 한반도 기운 잠재워

올림픽의 영광을 뒤로 하고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은 외교적 행보를 강화하면서 자국의 위상을 맘껏 이용하는 방한 일정을 소화했다.

韓中간에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강화하는 많은 실무적 과제를 상정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한반도에서 북한과 등거리 외교(Equal Distance Diplomacy)를 해온 북경의 의중이 우리나라와의 경제협력을 더 강화하는 의도로 해석이 되고 있다.

북한이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아직은 큰 형님 격으로 믿고 있는 중국의 속내가 결코 북한을 등한시할 수 없는 이유를 잘 알고 있는 우리지만, 지금의 북한정권이 생존하는 구도 하에서는 그래도 북한에게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중국의 태도가 한반도의 평화에 미국만큼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최근 통미봉남(通美封南)으로 우리정부를 회피하는 북한의 외교전략에 그래도 제동을 걸 수 있는 중국의 카드는 아직도 크고 깊기에 우리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2010년에 양국의 총 무역량을 2000억 달러로 설정하고 한중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을 앞당기겠다는 두 정상의 다짐은 긍정적 흐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중간의 안보분야 협력이 말로는 합의단계에 오고 있지만 아직은 북한의 심정을 고려한 북경의 배려가 밀도 있는 군사협력체계의 가동을 당분간은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

아직은 중국은 북한을 더 동지적인 우방으로 생각하고 우리와는 경제적 실리만 챙기겠다는 흔적이 이번의 방문을 통해서도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대통령의 ‘상생공영 대북정책’의 설명에 대해 선뜻 호응하지 않고 평화통일에 대한 원론적 지지표명만 한 것은 북한의 심기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배려가 짙게 담긴 외교적 행보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국내 탈북자 문제에 대한 우리정부의 입장이 강하게 중국정부에 정상간의 회동을 통해서 전달되고 중국도 일단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올림픽 이후 중국의 강화된 인권외교노선을 보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앞으로 보기에 따라서는 6자회담에서 장기적인 의제로 북한 내의 주민들과 탈북자들의 인권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조그만 희망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북한의 입장을 많이 수용하고 그들에게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이기에 미국처럼 북한에 대한 압박외교를 할 수는 없어도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북한의 핵 해체 수순에 촉매제 역할을 건설적으로 할 것이란 기대는 가져도 좋을 것이란 판단이다.

결국 우리정부는 우리안보와 경제발전의 기본 축인 한미, 한일관계의 공고화라는 기본 토대 위에서 새로운 한중관계를 실용적으로 확대해 가야하는 중요한 외교적 과제를 현실적으로 더 안게 된 것이다. 적도 동지도 영원하지 않다는 국제사회의 생리가 이렇게 급변하는 동북아 질서에서 긍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긍정적인 역할을 다 인정하는 한중간의 협력 틀은 결국 중국의 민주화가 진전되고 중국인들의 인권이 확장되는 속도와 폭에 맞추어 우리나라와의 문화협력, 그리고 국제협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한중간의 건전한 관계발전이 결국은 불안정한 한반도의 기운을 잠재우고 동북아시아에서 일본과 더불어서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한반도 전략보다 아직까지는 북한의 전략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중국공산당(CCP)이 언제 구미 선진국의 정치체제 수준으로 안전하게 전환하여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의 길을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논의할 것이냐는 현실적인 질문이다.

중국이 한미동맹 강화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표하는 것도 결국은 불안정한 북한변수를 생각하고 한반도에서의 세력균형의 파괴가 이루어지는 시점을 염두에 둔 포석일 것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 우리는 미국도 우리의 강력한 혈맹으로 필요하고 중국도 우리의 협력 상대로 단단하게 묶어두어야 하는 큰 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동북공정, 그리고 탈북자들에 대한 북송 등이 계속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이 당장 멈춘다는 뜻이 아니기에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중국과의 관계증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 외교도 북경올림픽의 성공으로 동북아시아에서 거둘 수 있는 잠재적 이득을 잘 계산하고 면밀하게 챙겨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중국은 북한정권의 실체가 자연사(自然死)하는 시점까지 동북공정의 긴 장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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