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17일 북핵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하고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오전 도쿄 한 호텔에서 회담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외교당국자가 이날 전했다.
유 장관은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과 금강산 개성관광 재개 협의 등 남북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미국도 대화분위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런 분위기를 활용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 부장은 “남북 양측이 금강산과 개성관광 회담을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중국은 일관되게 남북간 대화와 화해.협력을 지지해왔으며 이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대북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회담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유 장관은 미국이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을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북한도 대화자세를 보이는 현 상황에서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적극적 역할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양 부장은 중국이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을 통해 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 부장은 특히 “지금은 확고부동하게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고 각측간 입장을 좁히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 장관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탈북자 문제에 대해 중국의 지속적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양 부장은 국제법, 국내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협조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중국 정부의 탈북자정책의 변화를 의미하거나 특별히 진전된 상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5일 “불법적으로 중국 국경에 들어온 북한인들은 중국의 법률을 위반했으므로 중국이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외국 공관이 이들을 수용하거나 감싸고 보호해서는 안 된다”고 틸북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그는 ”우리는 국내법과 국제법, 인도주의의 원칙에 따라 이 문제를 처리한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양국 장관은 한중관계 및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을 나눴다. 양 부장은 “지난해 한.중관계에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고 “양국의 경제.무역관계도 원활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의사소통과 의견조율이 잘 이뤄지고 있는 만큼 고위급 교류가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또 한.중.일 FTA(자유무역협정) 공동연구가 조속히 시작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고 한국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성공개최와 한.중.일 정상회의의 강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기로 의견을 모으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양국 고위급 인사교류를 이어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