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평화체제 ‘선언 제안’은 섣부른 예단”

▲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는 최근 BDA(방코델타아시아) 문제 해결,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 6자회담 재개 등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에 대한 여러 정부 구상들이 잇따라 보도되자 “아이디어 차원의 생각들이 걸러지지 않은 채 흘러나온 섣부른 얘기들”이라며 진화하는 분위기이다.

일부 언론은 19일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전날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와 관련, “정부가 조만간 이런 제안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발언을 계기로 ‘정전체제 대체 평화선언 추진’ ‘8.15전(前) 한반도 평화체제 제안 발표’ 등의 기사를 보도했다.

일단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들은 이 같은 보도들에 대해 공식부인하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통일부, 국방부 등 외교안보부처가 참여한 범정부 차원의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TF(태스크포스)가 가동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정부의 ‘제안’이나 ‘선언’ 등의 사안이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2주 동안 TF가 열리지 않았고, 어느 정부 부처 관계자도 평화체제에 대해 발언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평화체제 문제는 중요한 문제일뿐 아니라 관련국들이 있기 때문에 걸러지지 않은 언급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주말께 평화체제 로드맵 작성이 마무리된다는 얘기도 전혀 근거가 없으며, 그런 스케줄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청와대를 중심으로 외교안보부처들은 9.19 공동성명, 2.13 합의에 관련 당사국들의 ‘한반도 평화체제 포럼’ 구성이 명시돼 있는데다,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전될 경우 한국정부가 평화체제 논의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차원에서 TF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모색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도 가급적 조속히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9.19 공동성명, 2.13 합의에 따라 직접 당사국간의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고, 우리는 가장 중요한 직접 당사국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6자회담이 가동중이고,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핵심 축인 북한, 미국, 중국 등과의 논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제안’이나 ‘선언’ 같은 형식의 발표 분위기는 성숙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율된 입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구체적 액션 플랜은 갖고 있지 않다”며 “조만간 그런 제안을 할 것이라는 것도 지나치게 앞서간 분석”이라고 말했다. 8.15 제안설에 대해서도 “섣부른 예측”이라고 못박았다.

정전체제를 대체하는 평화선언을 추진하는 방안의 경우, 종전선언 등과 대비해서 제기되는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일 뿐 TF 공식논의에서 검토되지는 않았으며, 구체적 방향이 나온 상태도 아니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으로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표출하지는 않고 있지만 평화체제 문제에 대해 최종 조율되지 않은 아이디어들이 일선 정부 부처 관계자 소스로 보도되는데 불쾌감도 나타내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민주평통 자문회의 연설에서 평화체제와 관련한 새로운 제안을 할 것처럼 시사한 이재정 장관의 언급에 대해 청와대가 “장관 개인의 희망을 담은 것”이라며 서둘러 진화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최근 천호선 대변인이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협상을 청와대가 직접 주도적으로 관장하겠다고 천명한 것도 대통령 어젠다이기도 하지만, 이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통일부, 외교부 등의 부처 주도권 다툼을 차단하려는 뜻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부가 이달 초 북측에 남북장관급 회담 조기개최를 제안한 것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평화체제 논의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장관급회담에서 평화체제가 논의된 적이 없고, 이 문제가 의제로 오르기 위해서는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검토가 돼야 하지만, 회의 전 단계인 비서관급 레벨의 회의에서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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