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상회담 대가 제공설이야말로 국기문란”

청와대는 17일 김만복 국정원장의 ‘12.18’ 방북과 관련, “대선을 하루 앞두고 선거에 영향을 주는 공작을 협의하러 간다는 상식에서 벗어난 의혹을 제기하고, 근거없이 정상회담 대가 제공설을 제기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국가기강을 문란케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대변인인 천호선 홍보수석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와 한나라당이 김만복 원장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대화록 유출사건을 ‘국기문란행위’로 규정하고, 한나라당이 “김 원장의 방북이 대선용 ‘북풍계획’이 아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이같이 반박했다.

천 수석은 특히 일부 언론이 김 원장의 방북 이유를 ‘남북정상회담 뒤처리’ ’북한과의 뒷거래’ 가능성과 연관시키는 의혹 기사를 게재한 사실을 지적하고 “한나라당은 김 원장의 방북사실이 공개된 날부터 ‘국정원과 청와대의 북풍기획에 대한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천 수석은 “국정원장의 문건배포는 비록 그 방식이 매우 부적절했지만, 이런 주장에 대한 대응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지금도 이런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이 계속되고 있다”며 “공공연히 중상모략을 하면서 사표수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은 인수위와 한나라당 등이 사건의 성격을 ‘북풍’ 쪽으로 규정하는 상황에서 김 원장의 사표를 곧바로 수리할 경우 이번 사안이 국정원장 퇴진으로 일단락되지 않고 남북정상회담 자체를 포함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공세로 연결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 원장의 문건 배포 행위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것은 기본 입장”이라며 “하지만 왜 그런 행동이 일어났는지 북풍공작, 대선공작 의혹 제기 등 원인은 오간 데 없고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만이 부각되는 것은 사표 수리 자체와 별개로 중시돼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 사표를 수리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과 관련, 천 수석은 “날짜를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며 “분명한 위법이라면 당연히 사표를 수리해야겠지만, 전문가들의 의견도 찬반양론이 있고 위법성 여부에 대해서도 판단하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에 그럴수록 신중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수석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국정원장의 사표를 언제 수리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기보다는 이 문제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다”며 “김 원장의 사표 수리 여부는 문건의 기밀 여부에 대한 법률적 판단, 객관적 사실판단에 기초하되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