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위기대응시스템 전면 개편 건의 묵살

청와대는 금강산 여성 관광객 피살 사건의 보고지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수차례 기존의 위기대응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가 올라갔으나 묵살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의 접촉에서 “현행 위기대응시스템으로는 신속.정확한 보고에 허점을 노출할 가능성이 있고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시스템 전반을 시급히 개편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몇 차례 올렸으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건의서에는 위기상황의 초반 관리를 맡고 잇는 현재의 청와대 위기정보상황팀은 정식 조직이 아닌 임시 조직으로 운영돼 위기 정보의 종합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조속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위기정보상황팀은 참여정부 때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가 없어지면서 생겨난 조직으로 팀장의 직급이 1급에서 2급으로 격하됐고, 인원도 20명 안팎에서 15명으로 줄어들었다. 소속도 대통령 직속에서 대통령실장 산하로 재편되면서 조직 내부의 위상도 낮아진 데다 긴급상황 발생시 대통령에게 직보도 할 수 없다.

청와대 측은 이 같은 내부 건의를 받고 당초 조직개편 때 위기정보상황팀을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취했으나 쇠고기 파문과 촛불 시위 등으로 국내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사실상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위기정보상황팀이 정보의 취합과 보고, 내부 전파 등을 매뉴얼에 따라 실행할 수 있는 역할과 권한에 관한 훈령이나 규정조차 없다”면서 “대통령실장이나 관련 수석에 대한 1보 보고 이후의 상황에 대해선 점검하고 확인할 수도 없고, 상당 수 위기상황에 정무적 판단이 요하는 데도 정무수석에게 제대로 보고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위기정보상황팀에서 대통령실장이나 관련 수석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을 경우 상당 시간 `대통령 직보’가 이뤄질 수 없는 시간적 공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번 금강산 피살 사건만 해도 위기정보상황팀이 11일 오전 11시55분 대통령실장과 외교안보수석에 “총격 피살사건이 발생한 것 같다”는 첫 보고를 한 뒤 57분께 합참의 `질병사망설’ 보고를 다시 전달했고, 이어 관련 기관의 정보를 취합, 낮 12시5분 “총격 피살이 확실하다”는 최종 보고를 했으나 정작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은 오후 1시30분으로 장시간 지체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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