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통일 발끈 “왜 우리한테만…北도 야단쳐야”

국정감사 첫날인 6일. ‘10·4선언’ 이행과 관련해 여야로부터 뭇매를 맞았던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국감이 막바지에 이르자 하루 종일 참았던 울분을 터뜨렸다.

김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남북관계 경색을 불러왔다는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솔직히 우리가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기 위해 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며 “회사도 새 경영자가 오면 만나는 법인데 북한은 만나지도 않고 떼를 쓰고 있다. (대화에 나오지 않는) 북한에도 야단을 쳐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항변했다.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10·4선언’에 대한 여야 의원들간의 기싸움과 함께 이행 여부를 따지는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김 장관은 ‘10·4 선언’에 관련해 질문한 민주당 송민순 의원이 중간에 답변을 끊으려 하자 “내 답변 시간이니 말을 하게 해달라”며 작심한 듯 말을 꺼냈다.

김 장관은 “(하루종일) 자꾸만 똑같은 얘기만 왔다 갔다 하고 있다”며 “(우리가) 지난 8개월간 얼마나 많은 대화를 제의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 사람들이(북한) 남북간 대화를 왜 단절했겠느냐”며 “통일부와 국회가 (여론 등에) 비난을 받으면 당신들이 견디겠느냐는 (의도로) 어떻게든 (남한을) 끌어가려고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 장관은 마지막으로 “(남북대화를) 안 하는 게 아니다”며 “좀 더 마음의 문을 열고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앞서도 의원들이 곤란한 질문을 던질 때마다 “대북문제를 다루는 사람으로 공식 석상에서 속마음을 말할 수 없지만 믿어주시고 시간을 좀 달라. 보여줄 때가 되면 보여주겠다”며 대응했다.

김 장관은 이 외에도 “지난 정부에서 차관으로 대북식량지원을 함으로써 오히려 식량 지원의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의 지적에 “앞으로는 가능하면 무상으로 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적 대북 지원 시기를 묻는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의 질의에는 “내부적으로 관계부처 간에 협의 중인데, 시간의 문제이며 꼭 지원할 것”이라고 답한 뒤 “올해 안에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탈북자 문제와 관련 “중국과 정식으로 교섭하기 보다는 여러가지 형태로 탈북자를 정치적 난민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에 탈북자 난민촌을 결성하는 것은 어떠냐”는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의 제안에 “현실적으로는 좋은 방안이긴 하지만 해당 국가들이 탈북자들의 대량 유입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협의 자체가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