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동상 건립 소식에 90년대 대아사 떠올라”

북한 당국이 12일 동상 건립을 포함해 김정일에 대한 대대적인 우상화 조치를 발표하자 국내 입국 탈북자들은 북한 내부 주민들이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을 넘어 환멸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해남도 출신 탈북자 이미옥(40세)씨는 “37년간 독재한 김정일에 대해 좋게 생각할 주민은 거의 없기 때문에 대다수 주민들은 당국의 결정에 불만을 품을 것”이라며 “앞에서는 말 못해도 뒤돌아서 ‘더럽게 대를 물려주네’라고 대부분 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 황명호(39세)씨는 “김일성이 죽은 다음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에 이어 대아사가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김정일을 나쁘게 인식하고 있다”며 반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김일성 사망 직후 이어진 고난의 행군과 아사를 경험하면서 김정일 정치에 부정적이다. 


김정일 영결식에 참석한 주민들의 모습에서도 이 같은 반응은 확인됐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김정일의 운구행렬을 바라보는 주민들과 도로 옆을 따라 늘어선 추모행렬 뒤켠에서는 서성거리며 ‘행사가 언제 끝날까’하는 지루해 하는 모습의 주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북한은 1995년 이후 3년 동안 ‘고난의 행군’이라는 경제난 속에서 김일성의 시신을 영구 보전하기 위한 ‘금수산기념궁전’을 꾸리는 데도 9억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 김일성의 태양상, 영생탑을 세우면서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비됐다. 


김정일의 영생탑, 태양상 건설에 동원되는 주민들의 모습도 김일성 때와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았다. 


평양 출신 탈북자 최광호(60세)씨는 “김일성 사망 후에 있은 고난의 행군으로 주민들의 생각은 김일성이 죽었을 때하고 다르기 때문에 자발적인 충성심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김일성 사망 때만해도 태양상, 영생탑 건설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했고 경제적인 지원도 자발적으로 했지만, 이번에 주민들은 당국에 걸리지 않는 차원에서 무의식적으로 동원과 행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탈북자는 “주민들이 덤덤한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것만 같다”며 “화폐개혁으로 경제가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 또 주민들의 피땀을 짜낼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족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탈북자는 “‘태양절'(김일성 생일)로 제정한 것은 죽은지 3년후였는데, 김정일이 죽은 직후 생일을 ‘광명성절’로 제정한 것 보면 저쪽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