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통일, 잇단 대북정책 특강 ‘눈길’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최근 잇달아 외부 특강에 나서 정부의 대북 정책과 입장 등을 설명하고 있지만 그 기조가 과거와는 조금 달라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달 31일 이화여대, 5일 연세대에 이어 6일에는 인천경영포럼 특강에 나서 정부의 대북정책이 강경하지 않다는 점과 10.4 선언의 무조건적 이행을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북이 압박을 해오더라도 정부는 원칙을 지켜나가겠다는 입장과 비핵.개방 3000은 북한 비핵화 후를 상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 `통미봉남’은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 등이 강조됐다.

즉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국민들이 가진 오해를 불식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9월까지만 해도 매번 발언기회 때마다 김 장관이 밝혔던 대북 식량지원 의지표명은 그 강도 측면에서 잦아든 양상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일각에서는 대북정책 주무부처장인 김 장관이 자기 역할의 무게 중심을 `최전방 공격 첨병’에서 `수비수’로 이동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한동안 북한을 설득해가며 남북관계 경색타개를 도모하는 `공격수’ 역할에 치중했지만 최근에는 국내 여론을 상대로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대북정책을 둘러싼 `남남갈등’을 막는 `수비수’의 역할로 포지션 변경을 한 듯 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김 장관은 지난 달 초순까지만 해도 이명박 정부에 문을 닫아 건 북한을 대화의 무대로 끌어내기 위해 여러 대북 메시지를 보냈다.

`연내’라는 시한까지 박아가며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고 5~6월에는 받지 않을 경우의 역풍 우려를 감수해가며 옥수수 5만t 지원을 북에 선(先) 제안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잃어버린 10년’이야기가 나올 때 당국자 중 가장 먼저 과거 10년의 남북관계에 성과가 있었음을 언급하는 한편 정부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 6.15선언 채택 8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 북이 대화의 전제로 삼는 6.15, 10.4 선언 이행 입장과 관련해서도 정부 인사 중 선도적으로 레토릭의 변화를 이끌었다. `두 선언을 다른 남북간 합의와 함께 놓고 논의하자’와 `두 선언을 포함한 기존 남북간 합의의 정신을 존중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모두 김 장관이 앞서 천명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김 장관의 발언은 휴전선 이북 보다는 이남을 향한 메시지의 성격이 강해졌다는게 중평이다.

이에 대해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김 장관이 한동안 자신이 주도해서 북한을 대화의 무대로 이끌 수 있다는 확고한 자신감을 가졌지만 북한이 대남 태도를 좀처럼 바꾸지 않자 다소 한계를 느낀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 장관 발언의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은 무엇보다 북한이 지난달 중순 남북관계 전면차단을 언급하며 압박을 가한 이후 정부 내부에 대북 정책과 관련, `원칙 고수’ 기류가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런 정부의 원칙고수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 장관으로 김 장관의 `첨병’ 역할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김 장관이 금강산 관광 10주년(11.18)을 앞둔 최근 `남북 당국간에 대화를 한다면 틀림없이 해결(관광 재개)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이나 민간 단체의 삐라 살포에 유감을 표하고 거듭 자제를 요청한 것 등은 남북대화의 모멘텀이 살아날 때를 대비한 포석이라고 통일부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