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통일, 中고위급과 어떤 논의했을까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3박4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친 24일 인천공항에서 한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장관이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중국을 방문한 목적과 연관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우선 김 장관이 중국에서 만난 인사들의 면면이 심상치 않다.

그가 만난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 탕자쉬안(唐家璇) 전 국무위원, 북핵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 외교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특히 직급을 떠나 북중관계에서 상당한 영향력과 존재감을 가진 사람들로 정평이 나있다.

대표적으로 왕 부장은 6자회담이 고비에 처할 때마다 여러 차례 방북하는 등 북중간 고위급 인사교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가까이는 올 1월말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개성공단도 방문했다.

또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은 2006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했다.

따라서 김 장관이 중국 외교를 대표하는 거물들과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면 남북관계와 북한의 상황 등과 관련한 밀도있는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물론 김 장관이나 통일부 당국자들은 신중하다.
통일부 당국자들은 김 장관이 이번 방중 기간 ’상생.공영을 모토로 내 건 우리 대북정책의 진정성을 중국 측에 이해시키는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공식 설명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버락 오바마 차기 미국정부 출범 이후 북미 대화가 진전되고,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때에 대비해 중국과의 협력 기반을 미리 다져놓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통미봉남’ 전술이 구사될 경우 ‘중국카드’가 부상할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과 묘하게 연계된다.

김 장관 스스로도 중국 측 고위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좀처럼 파악하기 힘든 북한의 ‘속내’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김 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 잇단 강경책 속에 담긴 북한의 대남 기조 등 우리 정부 대북정책 추진에 중요한 참고가 될 정보들을 중국 고위급과의 회동에서 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중국 측에 남북간 대화 복원과 관련한 모종의 대북 메시지를 전했을 가능성도 상정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당사자 해결’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의 입장을 감안할 때 김 장관이 중국이 부담스러워하는 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김 장관이 방중 협의에서 밝힌 우리 대북정책의 진정성이 북중간 인사교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북측에 전해질 것으로 당국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김 장관이 이번에 구체적인 대북 메시지나 제안을 전하지 않았더라도 김 장관과 만난 중국 측 인사가 북한과 인사교류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하고, 남북간 대화 복원을 촉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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