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위원장, 부시 대통령 메시지에 호응할까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호응할까.’

부시 대통령이 31일 아태지역 언론과 가진 그룹 회견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핵폐기 결단을 촉구하고 자기의 임기 안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두고 외교가는 지난해 11월 하노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때 남북한과 미국 정상이 종전선언에 서명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북에 핵폐기를 촉구했던 때처럼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향해 단도직입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부시 대통령의 하노이 발언은 핵실험 후 북.미가 6자회담 수석대표의 베이징 회동(10.31)을 계기로 직접 대화를 재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 그 발언이 김 위원장에게 어떤 의미로 전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후 북.미는 지난 1월 6자 수석대표간 베를린 회동을 거쳐 2.13 합의로 가는 새 국면을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가 2.13합의 2단계인 핵시설 불능화 및 핵 프로그램 신고 이행을 목전에 둔 때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연내 불능화라는 당면 목표를 앞둔 시점에서 내년까지 북핵해결과 북.미 관계정상화의 두 트랙을 완주한다는 목표를 다시 제시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촉구한다는 것이 `부시 메시지’의 요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반응을 가늠케 할 1차 무대는 다음달 1,2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의가 될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북한이 지난 16~17일 비핵화 실무회의에서 나머지 참가국들이 제시한 불능화 방안에 동의하고 핵심 쟁점인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보유의혹 규명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다면 김 위원장이 `부시 메시지’에 긍정적인 답변을 보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럴 경우 미국은 연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및 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라는 선물을 약속하게 될 것이란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다음달 5~6일 열리는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회의 또한 김 위원장의 반응을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아베 총리에게 확신시켰듯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에 이 문제도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것을 명확히 하도록 일본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해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회의에 임하는 일본의 입장을 세워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인 납북 문제가 테러지원국 지정의 한 배경이 됐다는 점에서 부시 대통령의 이 발언은 북측에 테러지정국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협의에도 성의있게 임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 것이라고 외교가는 해석하고 있다.

물론 일본이 자국인 납북문제 `우선해결’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벗어남으로써 보조를 맞추는 일이 수반되어야 하겠지만 북한이 이 문제에 건설적인 대화 태도를 보임으로써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에 화답할지에 관심이 쏠리는 외교 이벤트인 셈이다.

그리고 10월 2~4일 남북정상회담도 `부시 메시지’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된 발언을 할 경우 연내 `불능화’를 넘어 2008년내 `돌이킬 수 없고 검증가능한’ 수준의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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