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일방적인 대남위협 행위로 인해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野)4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이 이번 사태의 책임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있다고 비난하고 나서 국론분열 위기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등은 북한의 긴장조성 행위 중단을 우선적으로 촉구하고 있어 남북관계와 관련한 남남(南南)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 4당과 통일운동단체가 중심이 된 ‘남북관계 위기 타개를 위한 비상시국회의’는 16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현재의 남북간 긴장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전면적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대국민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채택된 대국민선언에는 야4당 소속 의원 전원 이외에도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김상근 상임대표, 이강실 진보연대 상임대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이창복 민화협 상임의장, 임동원 한겨레평화연구소 이사장, 임성규 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등 1천여 명의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남북관계의 위기가 정치적 대결 상태에서 군사적 대결상태로 변화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러한 위기 타개를 위한 구체적 해법은 내놓지 않고 사실상 남북관계의 악화를 방치하고 있다”며 “정권의 이해관계 때문에 나라의 평화를 훼손하고 경제를 파국으로 모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비상시국회의’의 구성 취지를 밝혔다.
대국민선언은 먼저 남북간 긴장고조 사태의 원인이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에 있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남북관계가 위기로 치닫게 된 일차적 원인은 남북 정상간의 합의를 사실상 무시하고 대북 적대정책을 지속한 데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며 오히려 위기를 키워왔고, 선제적 예방공격 등 군사적 긴장을 더욱 확대하는 조치만을 언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음으로 북한을 향해서도 “당국간 정치·군사 합의 파기를 선언하는 등 강경조치로만 나가는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큰 불안감을 안겨주고 남북관계 개선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도 더 이상의 추가적 조치들을 자제하고 남과 북은 모두 평화와 협력의 기반 위에서 남북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남북간 긴장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남북관계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전면적 정책전환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 6·15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하고 그 이행의지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북한인권법’ 등을 강행하는 것은 결코 적절치 못하다”며 “정부는 금강산 관광을 포함해 개성관광 등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사적 긴장과 관련 “키 리졸브·이글 한미군사훈련 등과 북한의 소위 인공위성(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대치 상황 해소가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이라며 “남북 및 관련국들은 쌍방 간에 군사적 위협이 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문제들을 평화적이며 항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