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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의 임명 철회를 8일 공식 요구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실에서 인사청문회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종석 통일부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는 당에서는 절대 부적격으로 판정을 한다”고 말했다. ‘절대 부적격’은 대통령이 임명을 취소해 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야당이 부적격파단을 내린 장관을 상임위에 출석시켜 함께 국정을 논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이 내정자에 대해 ‘절대 부적격’ 판단을 내린 데는 이 내정자가 과거 친북성향의 논문에 대해 ‘젊은 나이에 쓴 것, 표현상의 문제’라는 등 변명으로 일관하며 이념시비에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 내정자는 인사청문회 시작 전부터 ‘무조건적 대북지원, 한미동맹 균열, NSC 월권문제, 북한인권 방기’ 책임을 물어 야당으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아왔다. 정작 청문회 자리에서도 한미동맹 균열을 일부 이념세력의 책임으로 돌리고, 기존 정부 입장만을 강변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이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신상문제와 관련해서도 학술 논문 월간지에 중복 게재, 친북인사 송두율•김남식과의 관계, 부인의 친북성향의 대안학교 ‘나다공동체 후원’ 문제 등이 제기될 때 마다 ‘부분적인 실수, 또는 뭐가 문제냐’는 식의 고집스런 모습을 보여 야당 의원들의 거부감을 증폭시켰다는 평가다.
이날 채택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에서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적합 판정을 내린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편향적 이념을 문제삼고 부적합 의견을 낸 바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배포한 이 내정자 부적격 사유에서 편향적인 친북좌파 이념, NSC 사무처의 위헌적 월권행위, 북한인권문제 관련 유엔결의안 기권 등 17가지 항목을 나열해 대통령의 임명 취소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만약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야당은 관련 부처에서 국정운영에 협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무위원 후보를 관련 상임위에서 의결토록 하는 청문회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계진 대변인은 이태식 주미대사의 ‘북 범죄행위에 대한 단호한 대처’ 발언과 관련, “이 정부 인사들이 할 말을 못하고 북한 당국의 눈치만 살펴왔기 때문에 단연 용기있고 돋보이는 발언”이라며 “북한을 보통 국가로 유도하는 것이 최상의 통일정책이고 대북정책”이라고 말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