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통합 논의 난항 “동거는 괜찮지만 결혼까지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과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야권 통합 논의에 주춤했던 민주당도 움직임을 재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진보개혁모임’의 주도로 13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진보개혁정치세력의 진로, 통합인가 연대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野)4당을 포함해 ‘국민의 명령’, ‘내가꿈꾸는나라(준)’ 등 야권 통합을 촉구하는 단체들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내년 ‘총선·대선 승리’를 위한 연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여 야권 통합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목희 진보개혁모임 기획위원장은 내년 총선·대선에서 야권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진보개혁 정치세력이 단일정당을 할 수 없는 결정적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다수 국민은 내년 총선·대선에서 한나라당과의 1:1 대결구도를 강력이 요구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야권에 있어 지금은 천재일우의 기회이고 놓치면 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진보개혁세력의 통합·연대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진실로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며 “야4당과 주요 시민단체를 주최로 하는 ‘원탁회의’를 구성 운영해 10월 말까지 논의를 끝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로써는 민주당이 통합 정당 논의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논의를 주도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이날 토론회에는 손학규 당 대표, 김진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10여명이 참석해 통합 논의에 힘을 실었다.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는 토론에서 “내년 총선에서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가 실제 실현될 것인지에 대해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선에서 후보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노 전 대표는 이어 “우리가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서 동거를 할 수 있지만, 결혼하는 것은 조금 그렇다”며 “정당은 선거에서 승리해야 하지만, 정책 이념이 같은 사람이 모인 결사체”이기도 한다면서 단순히 선거용 이합집산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는 “민주당 일부는 통합을 얘기하고 있는데, 당 차원에서는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다”며 민주당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다. 문 대표는 또 진보진영과 소수세력들은 “통합을 논의할 때 민주당의 덩치 때문에 흡수·소멸되거나 튕겨져 나갈 것을 두려워 한다”며 통합·연대의 구체적 방안에 대한 민주당의 양보를 요구했다.


문태룡 국참당 최고위원은 이 위원장이 제안한 ‘원탁회의’에 대해 “(민주당) 다수의 의견을 구하고 당론으로 한 것인지, 일부 의원의 개인 아이디어 차원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며 “민주당 내에서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먼저 있으면 참여당도 개방적인 태도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 최고위원은 또 ‘원탁회의’에 대해 찬성한다면서도 국참당에서 추진하는 선(先)진보통합정당의 기존 입장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현재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참당과 민노당과의 통합 협상에 무게를 더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