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통일 “고구려 조상의 기상을 느꼈다”

6.15 평양행사 남북 당국 대표단은 방북 사흘째인 16일 오전 평안남도 강서군의 강서세무덤과 덕흥리 벽화무덤 등 고구려 문화유산을 답사했다.

답사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유홍준 문화재청장 등 우리측 대표단과 함께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최성익 조선적십자사 중앙위 부위원장, 최영건 건재공업성 부상 등 북측 대표단도 동행했다.

남북 당국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백화원 영빈관을 출발, 유네스코 산하 세계유산위원회(WHC)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이들 무덤을 참관하기 위해 평양시내 만경대 구역을 지나 평남 천리마군을 거쳐 강서군까지 30여㎞를 차량으로 이동했다.

대표단 차량은 북측 컨보이 차량이 인도했고 평양시내에서는 수월한 통행을 위해 북측 교통안내원들이 다른 차량을 통제하기도 했다.

먼저 도착한 덕흥리 벽화무덤에는 인물상, 수문장, 사냥장면, 행렬도 등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고, 벽화 보존을 위해 유리막으로 가려져 있었다.

‘현재의 중국 하북성 일대인 유주자사를 지낸 인물의 묘’라는 무덤 설명문을 본 정 장관이 “중국사람의 묘냐, 고구려 사람의 묘냐”고 묻자, 북측 해설원은 “고구려 사람의 묘”라고 답했다.

이에 유 청장이 “당시 고구려가 유주일대를 지배하고 있었고 고구려도 자사라는 직위가 있었기 때문에 유주자사를 지낸 고구려 사람의 묘가 맞다”고 확인, 베스트셀러였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북측 해설원도 “선생의 설명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소묘, 중묘, 대묘로 구성된 강서세무덤에 도착한 대표단은 관람 허용 기간이 아님에도 고구려 고분 벽화 중 최고 수준의 걸작인 사신도(四神圖)가 그려져 있는 대묘와 중묘를 둘러보는 ‘특전’을 누리기도 했다.

북측 관리소장은 “원래 3∼4월과 9∼10월만 관람이 허용되는 데 이번에 특별히 남측 대표단에게 공개했다”며 “고구려 시대 왕의 무덤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덤 일부에서는 1905년 일본인에 의해 도굴당한 흔적도 볼 수 있었다.

정 장관은 “1천500년 전 우리 조상인 고구려인의 기상을 한 껏 느끼는 기회였다”며 “이 땅에 살았던 선조들의 삶과 시대상이 담긴 유적을 잘 보존해 후대에게 물려줘야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고분 참관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온 남측 당국 대표단 일행은 안산원형식당에서 정 장관 주최로 북측인사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여기서 북측 당국 대표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잘 보고 오셨느냐”고 묻자, 정 장관은 “고구려 조상의 기상을 느끼고 왔다”며 “강서 대묘와 중묘를 둘러보니 신분 차이가 느껴지더라”고 답했다.

이에 김 비서는 “세계문화 유산에도 등록될 정도로 사신도는 독특한 우리의 유적”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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