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철책 경계시스템에 허점..보완책 없나

민간인이 강원도 고성군의 최전방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한 사건은 군의 철책 경계근무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 사례다.

합참이 28일 전비태세 검열단(단장 이치의 해병소장)을 철책 절단 사고가 난 사단으로 급파, 당시 현장 경계근무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면밀히 조사하는 것도 이런 판단 때문이다.

전비태세 검열단이 2~3일가량 조사하고 나면 그 결과에 따라 사단장을 비롯한 지휘계통의 대규모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2004년과 2005년 철책 사건이 발생하자 철책 경계근무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같은 사건의 재발로 결국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꼴이 됐다.

더욱이 군은 전날 오후 연합뉴스 보도를 통해 민간인 월북사실이 알려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1,3군사령부 관할지역의 전방 철책을 일제히 조사, 철책절단 사실을 파악했다.

◇ 최전방 철책경계 어떻게 하나 = 최전방 철책 경계근무는 철책 그물코 사이에 돌을 끼워넣거나 깡통을 달아놓은 뒤 변화가 있는지를 장병들이 눈과 손으로 확인하는 수준에서 이뤄진다.

해당 사단별 책임지역의 철책 경계는 사단 예하 3개 보병 연대 중 GOP(일반전초)에 2개 연대가 배치된다. 연대 예하 대대는 1개 대대(전방대대)씩 순환하기 때문에 사단의 2개 대대가 GOP를 맡는 셈이다.

보통 소초(소대) 단위로 이뤄지는 철책 근무체계는 주간에는 핵심거점인 ‘고가초소’에서만 근무를 서고 적의 침투위험에 노출된 야간에는 전반과 후반으로 나눠 소초 근무를 한다.

야간에는 3~4개의 경계소초를 운영하는 데 90분 간격으로 소초를 하나씩 옮겨가는 ‘밀어내기’ 방식으로 이동하면서 철책에 이상이 있는지를 감시한다. 이동 중에는 철책을 손으로 두드려보거나 발로 건드려 손상 여부를 확인한다.

하지만 책임지역내 철책이 워낙 길고 굽어진 구간도 많아 경계병력의 손길이 닿지 않은 구간이 생기게 마련이다. GOP 사단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곳도 이런 사각지대 구간이다.

월북한 강동림 씨도 군복무 당시 GOP의 기관총 사수로 근무해 철책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어 사각지대 구간을 정확히 찾아가 절단하고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합참 전비태세검열단도 이번 조사에서 이런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도록 경계근무조가 편성 운영됐지를 중점적으로 따질 것으로 보인다.

◇ 철책경계 ‘사각지대’ 어떻게 막나 = 군은 철책경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철책에 무인센서를 장착하는 ‘GOP 과학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4년 10월 GOP 3중 철책이 절단되고 2005년에는 북한군 1명이 GOP 철책을 통과해 남으로 내려온 사건을 계기로 무인경계시스템 구축사업을 계획한 것이다.

2006년 6월 S업체와 계약을 맺어 최전방 철책에 광(光) 그물망을 덧씌운 방식의 감시.경계시스템을 5사단에 시범적으로 설치 운용했다.

군은 무인경계시스템을 시험 운영한 결과 과학화 장비로도 GOP 경계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2019년까지 GOP 전 지역에 무인경계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GOP 전역에 무인경계시스템이 구축되면 지금처럼 장병들이 철책을 순찰하는 방식 대신 GOP 부대 통제센터에 설치된 감지센서와 화면을 통해 적의 침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즉 누군가 철책선을 절단하려고 건드리는 순간 감지센서가 작동하고 감시카메라가 즉각 위치를 포착해 통제센터에 전달하면 24시간 근무하는 상황병들이 즉각 상황을 전파해 대응하는 방식으로 근무체계가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군은 2020년께 GOP부대에 경비여단을 창설하고 이 여단 예하에 기동타격대를 운용해 유사시 대응할 계획이다. GOP지역에 배치된 장병들은 철책 순찰 대신 우발상황 발생에 대비한 기동타격대에 편성된다.

다만 최전방 철책 경계를 장비에만 의존할 경우 또 다른 허점이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