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9일 천안함(1천200t급)의 함수(艦首)와 함미(艦尾)의 정확한 위치를 최종 확인했지만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정보작전처장인 이기식 해군 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함미는 폭발사고 발생지점에서 북쪽으로 180m 떨어진 수심 40m 지점에, 함수는 수중으로 완전히 사라진 지점에서 남쪽 45m 거리의 수심 24m 지점에서 각각 발견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합참과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군은 28일 오후 7시57분께 함수에 위치표식 ‘부이’를 설치한 데 이어 오후 10시31분께 옹진함이 음파탐지기로 함미를 찾아 오늘 오전 9시께 잠수부가 육안으로 함미를 최종확인하고 ‘부이’를 설치했다.
이로써 실종자 구출작업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은 선체의 침몰 형태를 확인한 후에 가능할 전망이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 이 준장은 “(천안함) 선체를 발견했는데 선체가 어떠한 형태로 침몰했는가에 따라서 원인을 판단해야 한다”면서 “현 시점에서 원인이 무엇이라고 단언하기 곤란한 상태”라고 밝혔다.
기뢰에 의해 폭발했을 가능성에 대해 원태제 국방부 대변인은 “몇 가지 가능성 중에 하나인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함정을 완전히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사고 당일 저녁 북한의 비행물체가 접근했다는 기자의 질문에 원 대변인은 “북한의 통상적인 (작전) 활동이라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의 정확한 위치가 확보되면서 군은 이날 오후부터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에 들어간다.
군은 우선 침몰한 두 부분이 어떤 모습으로 가라앉아 있는지를 최종 확인하기 위해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들이 이날 오후 선체에 접근해 수중카메라로 촬영할 계획이다.
군은 선체가 있는 곳의 유속이 3노트로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수중 조류가 약해지는 2시간여의 ‘정조’ 시간대에 SSU 요원들을 집중 투입해 실종자 생존 여부를 집중적으로 탐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군은 생존자 구출에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계속 잠수를 시도 중이다.
이 준장은 “현재 사고 해역의 기상은 10노트의 북서풍, 1m의 파고, 시정 5마일을 보이는 등 맑은 날씨를 보이고 있다”면서 “오늘은 어제보다 기상이 좋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군은 현재 구조함인 광양함과 기뢰탐색함 등 우리 해군 함정 14척과 해경함정 6척, 구조함 살보(Salvo)함을 포함한 미 군함 4척 등 모두 24척이 탐색과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께에는 아시아 최대의 상륙함인 1만4천t급 독도함이 사고 해역에 도착해 모든 탐색과 구조활동을 총 지휘할 예정이다.
이 준장은 “우리는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모든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며 “정확한 선체 상태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며 SSU 요원들이 격실 하나하나를 확인하고, 폐쇄됐을 경우 수중 용접기 등을 사용해 뚫고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준장은 “탐색과 구조작업의 걸림돌은 강한 조류와 안좋은 시야”라며 “특히 시야는 30㎝에 불과해 잠수사들이 차고 있는 시계가 안보일 정도”라고 했다.
한편, 탐색 구조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육군 특전사 요원 30여명도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 투입됐다고 군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