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천안함 교신기록 `공개불가’ 논란

군이 천안함 침몰 원인의 핵심 키로 주목되고 있는 천안함의 교신일지를 공개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은 해군 2함대사령부는 물론 인근지역에서 함께 작전을 벌이던 속초함과 침몰 직전까지 통신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교신기록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밝혀줄 핵심적인 자료로 지목되고 있다.


당시 천안함은 평소 다니지 않던 항로로 이동하다 침몰했고, 그 직후 인근의 속초함이 주포인 76㎜ 함포를 5분간 북쪽으로 무차별 사격했기 때문에 과연 그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교신기록은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천안함이 북한 반잠수정의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했고, 이를 탐지한 속초함이 반격을 가한 것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군은 미궁 속에 빠져 있는 이번 사고의 진실을 밝혀줄 것으로 추정되는 교신기록 공개 주장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교신기록을 공개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일지에는 군사적인 내용이 많다”며 “공개하기 곤란하다”고 거절했다.


김 장관은 “교신 내용에는 사고원인을 규명할 결정적인 내용은 전혀 없다”며 이번 사고 해결을 위한 교신일지의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의 여러가지 정황에 비춰 이 같은 군의 태도는 고질적인 `비밀주의’에 근거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엄청난 인명피해를 낸데다 온갖 억측이 난무하면서 온 나라가 공황 상태에까지 빠질 정도로 엄중한 상황에서 군이 핵심적인 기록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 불안을 가중할 뿐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군다나 군은 사고 직후 열상감시장치(TOD)로 침몰하는 천안함을 40여분간 촬영하고도 모른 채 하다 공개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1분20초짜리로 `편집’해 공개해 오히려 역효과를 낸 바 있다.


김 장관은 이번 역시 교신기록 공개를 거부하면서 다만 의혹이 일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교신기록을 적절히 설명하는 방식으로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면 공개가 아니라면 비록 군이 선의를 가졌다 해도 자의적으로 설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편집의 기술’을 통해 군의 입맛에 맞는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교신기록은 천안함과 속초함의 기동뿐 아니라 우리 군의 서해상에서의 작전상황을 담고 있는 `기밀’일 수 있어 일견 군의 주장이 이해되는 측면도 없진 않지만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한다면 최소한도의 기밀을 제외한 기록은 공개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결국 군의 조치 자체가 갈수록 미궁에 빠지고 있는 이번 사안에 대한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는 셈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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