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복무기간 18개월 단축안, 재수정 필요하다







▲2005년 9월 13일 윤광웅 당시 국방부장관이 참여정부의 국방개혁안인 ‘국방개혁2020’과 ‘군구조개혁안’을 발표 하고 있다. ⓒ연합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9월 13일, 정부는 ‘정예화된 선진 강군 육성’을 표방하는 국방개혁안인 ‘국방개혁2020’을 발표했다.


‘국방개혁2020’은 국방운영체계의 선진화, 군 구조 및 전력체계 개선, 3군 균형발전, 병영문화개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군 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상비병력 감축, 예비군 정예화, 부대 수 축소 등의 세부사항이 들어있다.


이 개혁안에 따라 24개월이었던 현역 육군병들의 군 복무기간은 지난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단축돼 현재 21개월까지 줄어든 상태다. 2014년에는 18개월까지 단축된다.








▲’국방개혁 2020’의 군 구조 발전 방향 설명도 ⓒ2008 국방백서


‘국방개혁2020’은 발표 당시 많은 찬반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복무기간 축소 등은 우리나라의 안보상황과 어울리지 않은데도 표심을 얻기 위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최근 천안함 폭침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여전하다. 여기에 김정일 건강이 악화 되고 3대세습이 시도되는 등 내부 불안정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한미는 전작권 이양을 2012년에서 2015년으로 3년 연기했다. 


따라서 이러한 안보조건에 맞게 ‘국방개혁2020’도 재수정 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5일 취임한 한민구 신임 합참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복무기간은 전투 숙련도와 관계돼 있기 때문에 최소 22개월은 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방선진화위원회,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등에서도 복무기간 단축 중단 혹은 환원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야당과 입대 예정자 가족 등을 중심으로 원안 유지 주장도 거세다. 또한 한번 정해진 정책을 뒤집는 것은 국가정책의 혼선을 야기하고 정부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역병 복무기간 변천표 ⓒ2008 국방백서


건군이후 군 복무기간은 꾸준히 단축돼왔다. 1968년 김신조 사태 때 3개월 연장된 적이 있지만, 1953년 36개월이던 육군 복무기간은 현재 21개월로 줄어들었다. 무기와 기술의 발전, 인구 증가, 분단 장기화, 젊은층을 염두에 둔 선거공약 등이 복무기간 단축의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 상당수는 복무기간 18개월은 전투력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병역 자원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는 “한반도 안보정세의 불안정한 국면이 지속될수록 병력 공급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18개월 단축계획은 남북이 평화적인 구조였을 때 가능했던 병력감축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군복무기간 단축 반대에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그 중 첫 번째는 병역 자원부족이다.


병무청에 따르면 2010년 병역 자원은 792만 3천명으로 2009년 대비 33만 9천명이 줄었다. 특히 병역 자원 중 징병검사대상, 현역대상, 공익근무 소집대상자 등 징집·소집 대상 인원은 113만 8천명으로 2009년 대비 16만 4천명이나 감소했다.


병역 자원이란 평시 또는 전시 시 병역 의무를 부과하기 위해 병무청에서 관리하는 인적자원을 말한다. 여기에는 현역과 공익근무요원, 예비군 등이 포함돼있다.


병역 자원 급감현상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2009년 출산율은 1.15명으로 OECD 23개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현재의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향후 병역자원의 수급은 더욱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병사들의 숙련도 부족 또한 우려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차기보병전투장갑차, 광개토급 구축함, 대포병탐지레이더 등의 차세대 첨단 무기들을 다루기에는 18개월의 복무기간은 너무 짧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병력공급의 안정화만큼 중요한 것이 병력 자원의 질”이라며 “숙달될 때 쯤 나오면(전역하면) 병력 자원 질 확보에 애로사항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 각국의 병역제도 ⓒ위키백과


우리는 상비전력 119만, 예비 전력 770만의 대군을 갖고 있는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북한군은 정규병력만 200만이 넘는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안보상황이 가장 좋지 않은 국가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의 복무기간은 다른 나라에 비해 길지 않다.


우리와 유사한 안보상황에 놓여있는 이스라엘의 군 복무기간은 남성이 3년, 여성이 2년이다. 18개월의 짧은 복무기간으로는 곧 다가올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하기에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