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국산무기 잇단 악재에 곤혹

우리 손으로 만든 최신 무기들이 잇따라 사고에 연루되면서 군 당국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이들 무기는 오랜 기간 큰 비용이 투입된 방산기술의 집약체로 방산분야에서는 흔히 ‘명품’으로까지 불리고 있는 터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9일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9일 우리 육군의 차기보병장갑차인 K-21이 도하훈련 중 1대가 엔진이 멎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하 도중 물속 웅덩이에 한쪽 궤도가 빠지는 바람에 차체가 기울면서 상판에 있던 엔진용 공기흡입구로 물이 유입돼 엔진이 정지된 것이다. 10년 만에 내놓은 야심찬 작품이었지만 실전배치 10일 만에 일어난 사고였다.

이는 장갑차 조종수의 조종미숙에 따른 사고일 가능성도 있지만 K-21 자체가 수상운행이 가능하고 폭우 등 각종 기상조건에서도 운용돼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공기흡입구에 쉽게 물이 유입되도록 설계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흡입구로 물이 들어오더라도 엔진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특수방수처리를 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전체 차체 중 사소한 부분을 소홀히 처리함으로써 명품 장갑차 전체에 대한 평가가 잘못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역시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첨단 차기전차인 K-2전차(흑표)도 핵심부품인 파워팩(엔진+변속기)에 문제가 발생해 사업상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변무근 방위사업청장이 지난 24일 국회 국방위에서 “흑표의 핵심부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내년도 예산을 집행 못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 파워팩 결함의 원인을 찾아 개선작업을 진행중이고 이미 체결된 대(對) 터키 수출에는 파워팩이 포함돼있지 않아 큰 문제가 없다는게 방사청의 설명이지만 주력 수출품목인 흑표의 핵심부품에 문제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대외판로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일 경기 포천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총포탄약시험장에서 6명의 사상자를 낸 155㎜ 고폭탄 폭발사고도 국내 굴지의 방산업체가 만든 포탄 내 신관의 오작동에 의한 것이란 중간조사결과가 나왔다.

당시 수락시험을 하던 해당 포탄은 해외수출용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대외신인도 문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게 군 안팎의 시각이다.

그 밖에도 국산 최신무기와 관련한 악재는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이 문턱에서 좌절되는 아픔을 맛봤다. 정부는 최고위급까지 동원하는 총력적인 수주활동을 전개했지만 끝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최근에는 미국계 무기부품 제조업체인 한국무그가 10년여 동안 우리 기술로 개발한 K-9 자주포의 납품 단가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나 업체 관계자가 구속기소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우리가 자랑하는 K-9 자주포의 성능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지만 이미지에 손상이 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군은 최근 일련의 악재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아직은 수출이 초창기이고 국산무기 운용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K-21 장갑차와 흑표전차의 경우 초도 시험운용과 시운전 상태여서 충분히 취약점을 찾아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K-9 자주포 납품비리 역시 성능과는 무관한데다 T-50 수출 문제도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자주국방과 해외수출 활로 개척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우리 군의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에는 경고음이 울린 상태라는게 군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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