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ICBM 어떻게 추적하나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추적, 요격하는 대비태세에 돌입함에 따라 우리 군의 대응 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THAAD(고고도방어체계) 미사일을 하와이로 재배치할 것을 지시했다”며 “SBX(해상배치 X밴드 레이더)도 하와이 인근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하와이 쪽으로 날아올 것에 대비해 이를 요격하는 미사일체계와 탐지, 추적 레이더시스템을 하와이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는 상승단계-중간단계-종말단계로 구분된 다층방어망으로 구성된다.

적 기지에서 발사된 탄도탄이 30~40km 상승단계에서는 항공기에 탑재된 레이저(ABL)로 요격하고 고도 100km의 대기권을 돌파하는 중간단계에서는 이지스함의 대공미사일(SM-3)과 지상배치 요격미사일로 저지하게 된다.

포물선을 그리며 나는 탄도탄이 마지막 비행단계에서 고도 100km 이하로 떨어지면 고고도방어체계(THAAD)와 이지함의 SM-2, 지상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요격하게 되는데 이번에 미국은 북한의 ICBM에 대비, THAAD 미사일을 배치한다는 것이다.

지난 4월5일 발사된 장거리 로켓에 대응해서는 요격체계를 가동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이를 가동함으로써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을 추적, 요격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과 긴밀히 정보를 공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군도 북한의 ICBM을 탐지, 추적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의 ICBM 탐지, 추적 수단은 우리나라 최초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천600t급)과 대공 레이더, 아리랑위성 등이 꼽히고 있다.

세종대왕함의 장거리 미사일 탐지, 추적 능력은 지난 4월5일 입증된 바 있다. 당시 발사된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발사 15초 만에 정확히 탐지, 추적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세종대왕함에는 SPY-1D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가 함정 4면에 장착돼 있어 1천km 밖의 탄도탄 탐지가 가능하며 500km에서 접근하는 1천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 추적하고 150km 접근시 요격도 가능하다.

북한 로켓 발사 당시 울릉도 동북방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한 이 함정은 SPY-1D 레이더를 통해 로켓 발사 15초 뒤에 정확히 탐지해 그 궤적을 부산의 해군작전사령부와 합참 지휘통제실로 실시간 전송했다.

당시 인근 해상에는 미국 이지스함인 채피함, 메케인함, 일본 이지스함 곤고함과 쵸카이함 등이 동일한 임무를 수행했지만 세종대왕함이 로켓 궤적을 지상으로 가장 빨리 전송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종대왕함은 현재 정기보수 작업이 거의 마무리되어 북한의 ICBM 발사징후가 포착되면 동해상에 긴급 배치돼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아리랑 2호 위성이 촬영한 북한의 ICBM 발사장과 발사대의 변화를 통해 발사 징후를 즉각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리랑 2호는 2006년 7월28일 발사된 뒤 고도 685km 상공에서 하루에 지구를 약 14바퀴씩 돌며 지구관측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1m급 흑백영상과 4m급 고해상도 컬러 영상도 촬영하고 있다. 공군의 대공 레이더도 북한의 동창리나 무수단리에서 발사되는 ICBM을 일정 고도까지 추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19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되면 가용한 모든 탐지, 추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북한 미사일 동향은 한미간 실시간 체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ICBM에 대응해 미국이 요격시스템을 가동하고 한국도 탐지, 추적에 나설 것으로 보임에 따라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목된다.

북한은 ICBM의 탐지, 추적, 요격을 교란하기 위해 3천km 이상의 중거리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에서는 중거리 미사일 발사용 이동식 발사대를 장착한 차량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정보당국은 현재 북한의 ICBM이나 중거리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는 판단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평양 산음동 유도탄조립공장에서 평북 철산군 동창리로 이송된 ICBM의 행방이 묘연하고 동창리기지나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 미사일 탐지, 추적, 제어용 레이더 등이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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